국토교통부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건을 허술하게 조사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는 조 전 부사장이 항공기에서 내리도록 한 박창진 사무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의 폭언과 폭행을 밝혀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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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콩 리턴' 사태로 물의를 일으킨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12일 서울 강서구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조사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그러나 국토부는 박 사무장이 뒤늦게 이 사실을 폭로하자 박 사무장을 다시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14일 국토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르면 오는 15일 박 사무장 등을 다시 불러 조 전 부사장 사건을 조사하기로 했다.
국토부 항공철도조사위원회는 지난 8일 박 사무장을 비롯해 당시 항공기를 운전한 기장, 부사무장 등을 불러 조사했다.
국토부는 조사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이 박 사무장에게 폭언과 폭행을 했다는 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다.
그러나 박 사무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조 전 부사장에게 무릎을 끓린 채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국토부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자 박 사무장을 불러 재조사하기로 한 것이다.
이 때문에 국토부가 대한항공을 '봐주기' 위해 형식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형식적 조사 의혹은 국토부가 박 사무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한항공을 통해 박 사무장에게 출석을 요청한 데에서도 드러난다.
대한항공의 진실은폐 가능성을 쉽게 짐작할 수 있는데도 국토부가 직접 박 사무장과 접촉에 나서지 않은 것은 사건 진상을 규명하려는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박 사무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대한항공 직원 5~6명이 거의 매일 찾아와 사무장이 매뉴얼을 제대로 숙지 못해 조 부사장이 화를 냈지만 욕을 한 적은 없고 스스로 항공기에서 내린 것으로 국토부나 검찰 조사에서 진술하라고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대한항공 관계자들이 국토부 조사 담당자들은 모두 대한항공 출신이라면서 조사해봐야 대한항공과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조사하는 담당자들 가운데 일부는 대한항공 출신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