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홍하이그룹이 8K 디지털 카메라시장에 진출하며 애플 부품업체라는 '꼬리표'를 떼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1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홍하이그룹이 8K 디지털 카메라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홍하이그룹이 최근 비디오 카메라 제조회사인' 레드 디지털 시네마'와 손잡고 8K 기반의 고해상도 디지털 카메라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레드 디지털 시네마는 미국 디지털 촬영장비 제조회사로 2008년 디지털 시네마 카메라의 시대를 열었으며 디지털 고해상도시장의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다. ‘트랜스포머2’나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하우스오브카드’ 등 유명 작품들이 레드 디지털 시네마의 카메라로 촬영됐다.
홍하이그룹은 최근 샤프의 반도체사업을 인수하면서 얻은 이미지센 기술을 바탕으로 가격을 대폭 낮춘 8K 디지털 카메라를 제작할 계획을 세워뒀다.
두 회사가 만드는 새 디지털 카메라는 경쟁 모델과 비슷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가격과 부피가 30% 수준일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레드 디지털 시네마의 8K 카메라는 대당 가격이 3만 달러(한화 약 3245만 원)에 이른다.
궈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은 “샤프는 디지털 카메라와 TV에 쓰이는 이미지센서칩 제작에 높은 기술력을 지니고 있다”며 “우리가 샤프의 기술력을 잘 활용해 새 카메라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하이그룹은 최근 디스플레이와 비디오를 위주로 한 '8K 생태계' 구축 계획의 일환으로 이번 협력을 맺은 것으로 풀이된다.
홍하이그룹은 대만 이노룩스, 샤프, 사카이 디스플레이 등 패널 제조회사 3곳을 자회사로 두고 8K용 패널 생산을 서두르고 있다.
아직까지 영화나 방송 등에서 4K 카메라기술이 주로 쓰이고 있지만 8K 고해상도의 영상이 점차 쓰임새가 넓어지면 홍하이그룹이 일찍부터 투자에 나선 8K패널시장도 개화를 앞당길 수 있다.
홍하이그룹은 그동안 애플 아이폰의 부품을 제조하면서 대부분의 매출을 애플로부터 올리고 있는데 최근 스마트폰시장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면서 사업다각화를 노리고 있다.
홍하이그룹 최대 계열사인 폭스콘은 애플 아이폰 판매 부진에 발목이 잡혀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이 210억 대만달러(한화 약 7755억 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2% 대폭 감소했다.
궈 회장은 8K 관련 사업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미래 신기술에도 투자할 계획을 세워뒀다.
그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3년 동안 홍하이는 미래 신사업 투자계획을 구체화해 기술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며 “변화하지 않으면 우리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