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주요 계열사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올려달라는 소액주주들의 거센 요구가 나올 수도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올해 배당금을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하면서 일부 주주들이 불만을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 2조4685억 원을 내며 2009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익을 거뒀지만 배당금은 전년과 같은 수준인 보통주 1주당 400원, 우선주 450원으로 책정했다.
이에 따라 배당성향도 2016년 57.7%에서 3.9%로 크게 떨어졌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지만 배당금은 주당 500원으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LG전자 주식 종목토론실에서는 “11만 원짜리 주식에 400원 배당이 말이 되느냐”, “배당금 보고 실망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LG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그동안 주주총회를 20여 분만에 ‘속전속결’로 끝내왔다.
LG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LG그룹 주요 계열사 주주총회에서 상정됐던 안건들은 대부분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된 데다 인수합병 등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안건들이 없어서 신속하게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LG전자 실적이 좋아지면서 6년 만에 주가도 10만 원대를 회복해 이에 발맞춰 배당금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도 2016년보다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지만 배당성향은 각각 9.24%, 3.38%에 그쳤다. 2016년보다 LG디스플레이는 9.97%포인트, LG이노텍은 무려 114.62%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실적이 좋아졌다고 반드시 배당금을 높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이 지난해 수익성을 크게 늘렸지만 향후 사업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은 만큼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익이 좀 났다고 해서 배당금을 대폭 올린다면 기업이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