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린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5일 “SK네트웍스는 최근 사업개편을 마무리해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SK매직과 차량사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안정적 현금창출원인 유류·정보통신유통사업을 바탕으로 렌탈과 차량사업 중심의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K네트웍스가 2016년 11월에 인수한 SK매직은 올해 성장성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 초기에는 차별화한 제품 출시로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 주력했다. 기반을 어느 정도 닦는 데 성공하면서 올해는 렌탈사업에서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SK매직은 최근 국내 최초로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탑재한 가스레인지를 출시했는데 여기에는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 통신망이 활용된다. 지난해에는 SK텔레콤과 협력해 초고속인터넷,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을 결합한 신규 렌탈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SK텔레콤은 국내 인구의 약 60%에 이르는 3천만 명 수준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어 SK매직은 결합상품 출시 등으로 고객을 유인하기 유리한 측면이 있다. 현재 SK텔레콤을 통해서 유입되는 SK매직에 가입자는 월 4천 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차량사업도 SK네트웍스 새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SK네트웍스는 카라이프부문을 통해 렌터카와 차량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향후 성장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SK네트웍스의 주유소와 경정비 센터, 렌터카사업을 기반으로 차량공유, 무인 주차장 등 신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네트웍스의 주력사업인 에너지마케팅(EM)부문과 차량사업이 낼 수 있는 시너지가 클 것”이라며 “에너지마케팅부문은 500여 개의 직영주유소를 바탕으로 석유제품 등을 공급하고 있어 차량사업과 연계해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최근 몇 년 동안 패션사업, LPG충전소, 에너지마케팅 도매사업을 연달아 매각하며 강도 높은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가전렌탈사업과 차량사업을 확대하는 데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SK네트웍스가 성장하려면 사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류권주 SK매직 대표이사.
최 회장은 1월2일 신년사에서 “상상이 곧 현실이 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기업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며 “성장을 위해 사업모델을 더욱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전렌탈사업과 차량사업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플랫폼사업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경제성장률이 높은 시기에는 물건을 구입할 때 드는 유지보수 관련 비용, 기회비용 등을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며 물건의 자산화에 따른 비용이 렌탈료보다 많다면 물건을 구입하는 대신 빌려서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렌탈·공유 사업자가 갖춰야할 핵심 역량으로는 전국에 ‘네트워크망’을 구축할 수 있고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자금력이 필수적 요소로 꼽힌다. SK네트웍스는 전국에 유통망을 갖추고 있고 대기업 계열사라는 점에서 이러한 요소를 모두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린아 연구원은 “렌탈·공유사업의 경쟁력은 고객이 원할 때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얼마나 촘촘한 오프라인 플랫폼을 구축했느냐에 달렸다”며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SK네트웍스는 떠오르는 렌탈·공유 플랫폼 사업자가 될 공산이 크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