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가 운영하는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권의 일부를 반납한 뒤 앞으로 시내면세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사업권을 따낸 신규 시내면세점사업자들이 최근 들어 하나둘 흑자로 돌아서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면세점 사업권 4개 가운데 3개를 반납하기로 하고 위약금도 납부했다.
롯데면세점이 앞으로 시내면세점에서 점유율 회복에 중점을 두면서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떠오른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코엑스점 3곳의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2분기 10년여 만에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내면서 송객수수료를 줄였는데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시 송객수수료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철수 이후 롯데면세점이 개선된 손익구조를 바탕으로 시내면세점과 온라인면세점에 투자할 것으로 보이는데 두산이나 한화 등 신규 시내면세점사업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이 운영하는 두타면세점이 지난해 4분기에 첫 분기 흑자를 냈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연간 흑자 전환도 가능하다.
현재 두타면세점의 하루 평균 매출은 10억 원대 후반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매출이 지금처럼 유지되면 올해 연간 매출이 6천억~7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이 내부적으로 잡은 올해 시내면세점 점유율 목표는 7%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도 올해 흑자 전환을 목표로 세워뒀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2월 말 제주공항면세점에서 철수했다. 임대료 부담을 덜고 앞으로 시내면세점 정상화에만 주력한다.
그러나 롯데면세점이 구매력과 자금력을 앞세워 시내면세점 송객수수료를 늘리고 대규모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면 두산이나 한화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미 면세점시장이 보따리상 위주로 돌아가면서 기형적 구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면세점이 송객수수료 경쟁에 다시 뛰어들면 기형적 구조가 더욱 심화할 수도 있다.
중국에서 온 보따리상들의 면세점 장악력이 점차 커지면서 면세점 매출은 늘지만 수익성은 점차 뒷걸음질하고 있다.
1월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13억8006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2.4%나 늘어났다. 지난해 11월 이후 석 달 연속 최고치를 보였다. 이 가운데 외국인 매출액도 10억7천만 달러가량으로 전년 1월보다 51% 늘면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그러나 1월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 수는 지난해 1월보다 20% 가까이 줄었다. 외국인 1인당 구매액이 1년 전보다 88.6% 늘어나면서 외국인 매출액이 증가했는데 중국인 보따리상 확대 덕분이라고 업계는 파악한다.ㅏ
보따리상의 영향력이 커지자 중국 정부가 이들을 규제하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9월 중국 카드로 해외에서 1천 위안 이상 구매하면 외환당국에 보고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하지만 보따리상들이 현금으로 구매하면서 규제가 무용지물이 됐다.
보따리상의 영향력이 높아질수록 면세점 입장에서는 매출이 늘지만 부담이 더욱 커진다. 이들의 구매력이 높아질수록 송객수수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