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사외이사 7명이 모두 물러나기로 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지주의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은 10일 긴급 간담회를 열어 모두 퇴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물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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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
김영진 사외이사는 “이미 사퇴한 이경재 전 이사회 의장과 고승의 사외이사를 제외한 7명이 모두 사퇴하기로 결정했다”며 “경영공백을 줄이기 위해 2015년 3월 주주총회가 열릴 때 물러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긴급간담회에 사외이사 7명 가운데 김영진, 김명직, 황건호, 조재호, 이종천, 김영과 이사가 참석했으며 신성환 이사는 불참했다.
이들은 지난 5일에도 사퇴를 논의했으나 일괄퇴진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그뒤 고승의 전 사외이사가 즉각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KB금융 사외이사들이 LIG손해보험 인수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결국 전원사퇴로 뜻을 모은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이 LIG손해보험 맺은 인수계약에 올해 안에 금융위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인수 자체가 무산되는 조건이 걸려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그동안 KB금융의 지배구조가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을 미뤘다. 기존 지배구조와 연관성이 높은 KB금융 사외이사들이 KB금융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금융위는 24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에 LIG손해보험 인수승인 안건을 상정한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이 모두 사퇴하기로 하면서 금융위원회가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를 승인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전원사퇴해 KB금융사태에 책임을 지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금융감독원이 진행중인 KB금융 지배구조 부문검사 결과를 토대로 올해 안에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사외이사들이 모두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차기 인선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음 사외이사 후보를 물색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윤 회장과 현재 사외이사 가운데 4명으로 구성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