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과 대만선사 양밍, 완하이라인이 컨테이너선을 모두 48척 발주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싱가포르 조선해운 전문매체 스플래시247에 따르면 양밍은 1만1천TEU급 컨테이너선 10척, 28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 등 모두 20척을 발주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양밍은 앞으로 3년 안에 컨테이너선 20척의 계약기간이 끝나는 데 따라 새 선박을 발주하려는 것이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대만 선사 완하이라인도 2억4천만 달러를 들여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완하이라인은 28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발주해 2020년 인도받기 위해 한국, 일본, 대만 조선사와 만난 것으로 이 매체는 파악했다.
국내에서는 현대상선이 2만2천TEU급 컨테이너선 12척과 1만3천~1만4천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발주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주들이 올해 상반기에 컨테이너선을 발주해야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에 맞춘 배를 제때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해사기구는 2020년부터 선박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크게 낮추도록 규제하기로 했다. 선주들이 올해 상반기에 컨테이너선을 발주해야 2020년부터 규제에 맞는 배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3사뿐 아니라 현대미포조선 등 중견조선사도 컨테이너선 발주 확대에 반색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조선3사는 1만TEU급 이상의 대형 컨테이너선을 주로 수주한다. 현대미포조선은 소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해 도크의 빈 공간을 줄이면서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컨테이너선 선가가 워낙 낮아 척당 수익성은 나쁘지만 한꺼번에 여러 척 건조하면 이익이 난다”며 “글로벌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파나마운하도 확장돼 올해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컨테이너선 발주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부진했지만 2017년 들어 글로벌 경기회복 기조와 함께 늘어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 한영석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사장.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보다 0.2%포인트 높은 3.9%로 제시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 물동량이 늘어나 그만큼 많은 선박이 필요해진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글로벌 컨테이너선사 MSC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모두 11척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초에도 컨테이너선 8척을 수주하기도 했다.
파나마운하가 확장개통된 점도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파나마운하는 아시아와 북미를 잇는 핵심항로인데 최근 확장돼 개통되면서 1만4천TEU급 대형 컨테이너선도 이 운하를 오갈 수 있게 됐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는 과거 컨테이너선시장 호황기였던 2011년과 2013년, 2015년에 전 세계에서 대형 컨테이너선을 대량으로 수주하며 경쟁력을 보였다.
현대중공업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500척 규모, 삼성중공업은 300척 규모, 대우조선해양은 200척 규모인 것으로 파악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