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폰X에 공급하는 올레드패널의 물량 감소로 공장 가동률이 크게 떨어져 올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SDI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벌어들이던 지분법이익도 예상보다 줄어 기업가치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9일 "애플의 아이폰X 출하량이 예상보다 저조하다"며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 공급도 줄어들며 중소형 올레드공장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폰 올레드패널 전용으로 운영하는 A3공장의 가동률이 지난해 9~11월까지 최고 수준인 85% 정도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1월부터 가동률이 40% 정도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아이폰X 판매 부진으로 1천만 대 분량에 이르는 올레드패널 재고가 쌓이자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 주문량을 대폭 줄인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애플이 아이폰X 출하량 목표치를 과도하게 올려 잡아 대량의 패널 재고가 축적돼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이폰X 판매 부진이 삼성디스플레이의 가동률 하락으로 직결됐다"고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올레드패널을 대량으로 공급하기 위해 그동안 대규모 생산투자를 벌였다. 공급이 줄어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김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부진한 실적이 계열사인 삼성SDI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SDI가 약 15.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순이익 일부를 지분법이익으로 벌어들여 삼성SDI 순이익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SDI가 올해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받는 지분법이익은 약 4820억 원에 그칠 것"이라며 "아이폰X의 판매 부진의 '나비효과'가 삼성SDI 기업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파악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에서 1조 원에 육박하는 지분법이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올해는 절반에 가깝게 줄어드는 것이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삼성SDI가 중대형 배터리사업에서 적자폭을 빠르게 줄이며 본업 가치를 주목받고 있어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 하락에 따른 타격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삼성SDI는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 부진에 따른 기업가치 훼손으로 주가 하락세를 보였다"며 "하지만 올해 자체사업에서 영업가치를 증명해 악영향을 만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