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그룹이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했다. 세아그룹은 동부특수강을 현대제철에 뺏겼지만 포스코특수강 인수에 성공하면서 특수강 생산능력 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세아베스틸은 4일 국내 특수강시장에서 위상을 강화하고 스테인리스 분야로 신규진출하기 위해 포스코가 보유한 포스코특수강 지분 52.3%를 5672억 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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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형 세아홀딩스 회장 |
세아그룹은 지난 8월 포스코와 포스코특수강 인수 및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계열사 세아베스틸을 통해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세아베스틸은 이날 포스코가 보유한 포스코특수강 지분 전부(72.09%)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는 포스코특수강의 안정적 안착을 지원하기 위해 당분간 20% 지분을 보유하기로 해 세아베스틸은 52%만 우선 인수하게 됐다.
포스코 보유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포스코특수강 지분 28%는 재무적투자자와 우리사주가 보유하고 있다. 세아그룹은 향후 이 지분도 사들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세아그룹이 포스코특수강 인수에 들이는 돈은 모두 1조1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매각 대상에서 포스코특수강의 베트남 형강사업은 빠졌다. 이 사업의 장부가치는 2200억 원 수준이다.
포스코가 포스코특수강 보유 지분 일부를 당분간 보유하고 베트남 형강사업을 매각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세아그룹의 재무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특수강 매각 과정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포스코특수강 노조의 요구는 일부 받아들여졌다. 포스코와 세아베스틸은 매각 이후 포스코특수강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5년 동안 고용을 보장하고 인위적 정리해고를 하지 않기로 하는 것 등을 계약서에 명문화하기로 했다.
포스코특수강 노조는 그동안 매각 위로금 지급, 고용유지와 승계 등을 요구하며 매각을 격렬히 반대해 왔다.
세아그룹은 특수강시장에서 세력을 넓히고 있는 현대제철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포스코특수강 인수를 결정했다. 세아그룹은 지난 10월 동부특수강 인수전에서 현대제철과 맞붙었지만 동부특수강은 현대제철 손에 넘어갔다.
세아그룹은 당분간 포스코특수강을 세아베스틸의 자회사로 둔다는 방침을 세웠다.
세아베스틸은 연간 300만 톤의 특수강 소재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포스코특수강은 연간 100만 톤의 특수강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이 두 회사의 생산량을 합치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대제철은 2016년 생산을 목표로 100만 톤 규모의 특수강 상공정 공장을 짓고 있다. 세아그룹은 포스코특수강 인수로 현대제철과 비교해 생산 규모 면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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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올해가 가기 전 포스코특수강 매각을 일단락 지으면서 구조조정 성과를 더하게 됐다.
권 회장은 지난 3월 취임한 뒤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비핵심 계열사 정리와 자산매각 의지를 강력히 피력해 왔다.
포스코는 권 회장 취임 이후 광양LNG터미널의 지분 일부, 포스화인, 포스코엠텍의 도시광산사업부, 포스하이알, 포스코-우루과이,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백화점 3곳, 포스코특수강 등의 매각을 결정했다.
그러나 포스화인, 대우인터내셔널 소유 백화점, 포스코특수강 매각만 이뤄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