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준 영진약품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할 수 있을까?
박 대표는 2016년 2월 영진약품 대표이사에 올라 투명 경영과 매출 성장, 신약 개발 진전 등의 성과를 냈지만 낮은 영업이익률은 옥의 티로 꼽힌다.
2일 업계와 영진약품에 따르면 박 대표의 연임 여부가 올해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영진약품은 2006년 KT&G 자회사로 편입됐는데 다른 제약사와 달리 대표 임기를 1년으로 정해놓고 매년 재신임을 묻는다.
이에 앞서 2010년 대표에 오른 전상대 대표는 2년 동안 대표를 맡았으며 후임이었던 류병환 대표는 2012년부터 2016년 3월까지 4년 동안 대표를 맡았다.
박수준 대표는 2016년 3월 영진약품 대표에 올랐고 지난해 첫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박 대표는 다국적 제약사 출신의 경영인이다. 한국화이자제약 영업사원을 시작으로 한국MSD 사업본부장,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영업총괄 전무를 거쳐 한국산도스 대표를 역임했다.
영진약품 대표에 오르자 회사에 존재하는 기존 제약업 관행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른바 ‘경영 투명성’을 목표로 내세운 것이다.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을 적극 도입했다.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란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공정거래 위반 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행동 기준을 제시하는 내부 준법 시스템을 뜻한다. 이른바 '리베이트 문화'를 없애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박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2016년 5월 CP전담팀을 만들었고 그해 7월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영업과 마케팅분야 뿐만 아니라 공장과 연구소, 내근직까지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을 강조했다.
다국적 제약사들과 계약을 늘리는 데 주력하기로 하면서 거래 상대방을 정할 때 경영 투명성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다국적제약사들의 관행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영진약품은 박 대표 취임 이후 한국세르비에나 머크 등과 공동판매계약을 맺는 데도 성공했다. 2017년 3월에는 일본 사와이와 1800억 규모 항생제 위탁생산(CMO) 추가계약도 맺었다.
이런 노력은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국내에서 매출이 늘어나는 데도 보탬이 됐다.
영진약품은 지난해 국내 매출 1033억 원으로 2016년보다 5.9% 늘었다.
신약 개발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영진약품은 천연물에 기반한 만성폐쇄성질환(COPD) 치료제인 ‘YPL-001’의 글로벌 임상2a에 성공했다. 만성폐쇄성질환 치료제시장은 국내만 2천~3천억 원, 글로벌은 20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기술수출에도 성공했다.
영진약품은 지난해 5월 미토콘드리아 이상 질환 치료제 ‘KL1333’를 스웨덴 회사 뉴로바이브에 기술수출했다.
그러나 낮은 영업이익률은 박 대표가 연임하는 데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영진약품은 지난해 개별기준으로 매출 1950억 원, 영업이익 30억2800만 원을 냈다. 매출은 2016년보다 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4.5%나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54%에 불과하다. 제약업계 최저 수준이다. 영진약품의 영업이익률은 2016년에 2.80%, 2015년에 2.90%였다.
영업이익률이 떨어진 이유는 환율 영향이 크다. 영진약품은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36%이고 대부분이 일본 수출이다. 영진약품은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일본 수출에서 영업이익률이 급감했다.
박 대표는 수출지역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