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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수익성 중심으로 전환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3-10 19: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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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확장에 열을 올렸던 CJ그룹이 수익성 위주의 경영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아 경영공백 장기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다. 하지만 이런 선회가 CJ그룹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하고 있다.

  CJ그룹 수익성 중심으로 전환  
▲ 허 부사장은 지난해 2월 동반성장위원회에 참석해 제과점업 동반성장을 위한 합의서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허민회 CJ푸드빌 대표이사, 김서중 대한제과협회 회장, 조상호 파리크라상 대표이사 <뉴시스>

허민회 경영총괄 부사장은 지난달 14일 '산업부장관 30대그룹 투자 간담회'에서 “올해는 이재현 회장의 부재로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데 온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종합유선방송사(SO) 인수나 영화관 확장을 안 하겠다는 건 아니다"라며 이들 사업의 확대와 관련해서는 여러 측면에서 검토한 뒤 의사결정을 하겠다고 했다.

방향전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 회장에 대한 실형선고와 끝도 없이 진행돼 왔던 이맹희 전 회장의 유산 법정다툼이 종결되면서 CJ그룹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수익성 위주의 경영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CJ그룹 경영총괄을 담당하는 허 부사장의 과제는 많다. 당장 CJ푸드빌부터 챙겨야 한다. CJ푸드빌은 CJ그룹 내에서 ‘자본잠식회사’로 불려왔다. 허 부사장이 지난 2012년 CJ푸드빌을 맡아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허 부사장은 CJ푸드빌을 맡은 뒤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지난해 ‘씨푸드오션’을 철수했고 올해 ‘피셔스마켓’을 접는 등 씨푸드사업을 중단했다. 로코커리 폐점 등 비주력군 매장도 없앴다.

CJ푸드빌은 그동안 공격적으로 해외사업을 전개하면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2배나 커져 133억 원에 이르렀다. 이재현 회장이 과도하게 해외시장 진출을 밀어 붙인 결과다. 특히 중국 미국 베트남 등 3곳의 영업손실 규모가 크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CJ푸드빌은 미국과 중국 현지법인에 77억 원의 채무보증을 했다. 이에 따라 CJ푸드빌의 해외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 잔액은 총 780억 원으로 불어났다. 허 부사장이 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이 된 뒤 글로벌팀을 만들어 해외사업 전반을 점검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다행히 CJ푸드빌을 제외한 핵심 계열사들은 선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CJ그룹 계열사들은 믿을 수 있다’는 신뢰가 형성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0일 계열사들의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이유로 CJ 목표주가를 크게 올리기도 했다.

CJ그룹 핵심계열사는 CJ제일제당을 비롯해 CJ E&M, CJ오쇼핑, CJ대한통운 등이다. CJ그룹의 순자산 가치에 CJ제일제당과 CJ오쇼핑, CJ대한통운이 45% 정도를 차지하는데, 이들 기업의 실적이 곧 CJ그룹 전체 경영실적을 좌우한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올해 매출액이 11조9805억 원에 이르면서 영업이익이 15%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CJ푸드빌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의 해외사업 전망도 긍정적이다. CJ오쇼핑의 8개 해외 자회사 중 동방CJ에서 수익이 나고 있다. 중국사업의 견고한 성장과 더불어 인도, 일본 자회사의 흑자전환도 예상된다. 또 CJ오쇼핑은 모바일쇼핑 비중이 2배 이상 늘어난 탓에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합병 등의 여파로 수익성 부진을 겪은 CJ대한통운도 올해 전망이 긍정적이다. CJ대한통운은 올해 4조5280억 원의 매출에 지난해보다 102% 늘어난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오히려 염려되는 것은 해외사업을 또다시 확대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허 부사장이 그룹 경영총괄을 맡은 뒤 이재현 회장이나 이미경 부회장의 의지에 따라 해외사업을 다시 확대할 경우 재무 부담이 커질 텐데 이를 어떻게 관리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런 시장의 우려에 대한 대처도 허 부사장의 몫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CJ그룹이 총수 부재로 중대형 M&A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부 사업을 조정해 가면서 해외기업과 제휴나 공장•지분 투자 등으로 대응해 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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