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사실상 경영에 복귀했다.
김승연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 본사에 출근했다. 지난달 말 두 차례 본사 사옥을 찾은 데 이어 3번째 출근이다.
|
|
|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김 회장은 이날 삼성그룹의 방산과 화학 계열사 4곳을 인수하기로 한 데 대해 "삼성과 빅딜은 좋은 일이며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들 계열사들이 한화그룹 인수에 대해 반대하는 데 대해 "삼성이 잘 해결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앞으로 한화그룹 경영과 관련해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그룹으로 초청한 외부손님을 만나기 위해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기수 한화 커뮤니케이션 팀장(상무)은 이날 "김승연 회장은 현재 경영활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김승연 회장의 건강상태는 대외활동을 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라며 "다만 건강이 완전히 회복된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서울 근교 복지관에서 1주일에 1~2번씩 봉사활동을 했으며 지난달 사회봉사 명령을 다 이행했다.
김 회장은 지난 2월 부실 계열사를 부당지원한 혐의 등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0억원, 사회봉사명령 300시간을 선고받았다.
김 회장은 당시 한화와 한화케미칼 등 7개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나고 그룹 회장직만 유지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김 회장이 한화그룹 경영에 복귀한 것으로 파악한다.
올해 들어 한화그룹이 진행한 사업구조 개편이나 인수합병, 그룹 사장단 인사 등이 모두 김 회장의 의사결정이라고 해석한다.
한화그룹조차도 최근 삼성그룹의 화학 및 방산계열 4개사를 1조9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부분이 김 회장의 결정이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인수가 김 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한화그룹 본사에 모습을 나타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거래를 성사하고 이를 앞으로 성공하기 위해서 김 회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분으로 삼아 경영에 복귀하는 것”이라며 “김 회장이 본사에 출근한 것도 이런 명분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김 회장이 당분간 대표이사 등 공식 직함을 달고 대외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집행유예 기간인 데다 총포·도검·화약류단속법에 집행유예가 끝난 뒤 1년이 지나지 않으면 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