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샤오미가 올해 하반기 홍콩 증권시장에 상장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일 샤오미가 글로벌 투자은행인 크레딧스위스, 도이치뱅크, 모건스탠리 등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올해 9월 홍콩증시에 상장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샤오미의 기업가치는 최대 1100억 달러(약 1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샤오미가 상장하면 다국적 생명보험회사 AIA그룹 이후 홍콩증시에 상장한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AIA그룹은 2010년 홍콩증시에 204억 달러(약 22조 원) 규모로 상장했다.
샤오미는 최근 인도를 비롯해 인도네시아와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량을 늘리며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해 4분기 인도에서 스마트폰 출하량이 820만 대에 이르러 삼성전자를 처음으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중국에서 성공했던 방식을 인도에 적용하면서 판매량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샤오미는 홍콩증시가 이르면 올해 6월부터 차등의결권을 도입하면서 홍콩 증시에 상장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등의결권은 1주당 1개 의결권이 있는 것이 아니고 특정 주식에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과해 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제도다. 공격적 인수합병에 맞서 기업의 경영권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홍콩증시에는 은행이나 제조회사 등 전통적 회사들이 많이 상장돼있는데 텐센트홀딩스를 제외하면 기술기업은 많지 않다.
뉴욕증시가 1994년 일찌감치 차등의결권을 도입하면서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 대규모 기술기업들이 뉴욕증시로 몰려간 탓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