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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병 농협협동조합중앙회장(왼쪽)과 임종룡 NH금융지주 회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국회에 나가 최근 발생한 농협 예금계좌 무단 인출사고를 보고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2일 전체회의를 열어 농협계좌 인출사고에 대한 긴급현안보고를 받았다.
이날 전체회의에 최원병 회장과 임종룡 NH금융지주 회장과 김주하 NH농협은행장 등이 출석했다.
◆ 농축위 의원들, 농협계좌 인출사고 비판
국회 농축위 의원들은 농협이 이번 예금계좌 인출사고에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했다.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은 “농협은 이 사건이 언론에 나오기 전까지 먼저 대응을 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수사를 의뢰했다”며 “이런 사건이 처음이 아닌데도 매번 소극적이고 수동적으로 대응한다”고 지적했다.
유승우 무소속 의원은 “피해자가 1억2천만 원을 잃었고 마이너스 한도인 500만 원까지도 범인에게 빼앗겼다”며 “농협은 피해자에게 500만 원에 대한 대출이자를 갚으라고 했다”고 주문했다.
최원병 회장은 인출사고 사건 피해자가 텔레뱅킹으로 돈이 빠져나갈 경우 가족이나 친척에게 문자메시지가 가는 시스템을 신청하지 않아 피해 파악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 인출사고 원인 놓고 의원들과 농협 의견 엇갈려
농협 관계자들은 이번 예금계좌 인출사고의 원인이 피해자가 지녔던 보안카드 유출일 것으로 봤다. 국회 농축위 의원들은 농협의 문제가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정식 농협상호금융 대표는 보안카드 없이 텔레뱅킹을 할 수 없다며 피해자에게서 어떤 방식으로든 보안카드가 유출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농협 인터넷뱅킹이나 스마트뱅킹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예금이체나 출금 비밀번호는 농협이 관리하는 정보”라며 “피해자 본인이 다른 사람과 짜고 예금을 인출하지 않는 한 보안카드 외에도 다른 정보가 빠져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은 “돈이 비정상적으로 인출됐는데 농협이 알지 못했다는 것이 고객 입장에서 이해가 안 된다”며 “고객 잘못으로 치부하지 말고 농협이 책임지는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 피해자 보상 주문에 농협 난색
국회 농축위 의원들은 농협이 이번 예금계좌 인출사고 피해자에 대한 보상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농협 관계자들은 피해자에게 먼저 보상하는 문제에 난색을 보였다.
유성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은행의 공신력과 신뢰를 유지하려면 피해자의 적극적 과실이 없을 경우 은행이 보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정식 대표는 이번 사건에 고객과실이 없는 신종 사기수법이 쓰였을 경우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수법이 밝혀지지 않을 경우 기존의 유사사례를 참고해 보상문제를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주하 행장도 “은행자산은 고객자산이며 법적 근거없이 수익을 함부로 지불하면 배임행위가 된다”며 “농협 내부의 잘못을 보완하겠지만 애로사항이 있다”고 밝혔다.
농협 예금계좌 인출사고는 전라남도 광양에 거주하는 피해자 이모(50)씨가 지난 7월1일 자신의 삽교농협 예금계좌에서 1억2천만 원이 텔레뱅킹을 통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출됐다고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광양경찰서는 범인과 범행수법을 파악하지 못한 채 지난 9월10일 수사를 종결했다. 농협은 피해자의 보상요구를 거절했다. 최근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농협은 지난달 25일 경찰청 사이버수사국에게 재수사를 의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