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과 롯데물산의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두 회사는 잠실 제2롯데월드의 시공과 시행을 맡았는데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현금성 보유자산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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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 |
제2롯데월드는 2016년 준공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남은 공사기간까지 두 회사의 자금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3분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12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282억 원에서 40.8% 줄어들었다.
롯데건설은 순차입금도 지난해 말 1조2827억 원에서 1조4155억 원으로 10.35%가 증가했다.
매출채권과 공사미수금 등을 포함하는 영업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1387억 원이 증가해 3분기 말 3조2128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자산이 늘어난 것은 현금이 제때 회수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매출채권은 지난해 말 569억 원에서 올해 1471억 원으로 902억 원 늘어났다.
제2롯데월드 시행을 맡은 롯데물산도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 롯데물산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분기 2472억 원에서 3분기에 1255억 원으로 반토막났다.
롯데물산의 영업손실도 3분기 누적 237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198억 원에서 대폭 늘어났다. 롯데물산은 2011년 이후 3년 동안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롯데물산은 제2롯데월드 건설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배당금과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왔다.
롯데물산은 롯데케미칼 주식 31.27%를 보유해 올해 107억 원의 배당을 받았다. 문제는 롯데케미칼의 3분기 영업이익이 142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5억 원 감소해 롯데물산의 배당금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롯데물산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지난해 회사채 발행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1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전액 미달됐다.
롯데물산은 그 뒤 회사채 발행을 시도하지 않고 절차가 훨씬 쉬운 사모채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롯데물산의 3분기 장기차입금 규모는 6896억 원에 이른다.
롯데물산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나쁘지 않다. 신용등급 ‘AA’로 우량기업으로 분류되고 있고 롯데그룹 내에서 위상도 견고한 편이다.
롯데물산은 제2롯데월드의 토지비를 제외한 총 사업비 3조 원 가운데 2조2천억 원 가량을 부담한다. 투자비의 대부분을 차입조달로 충당해 왔다. 2016년 준공시점까지 약 1조2천억 원의 추가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롯데건설과 롯데물산의 부채 규모나 증가폭이 아직까지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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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우 롯데물산 사장 |
하지만 제2롯데월드의 준공시점까지 상당한 시일이 남아 있어 앞으로 공사비용과 제2롯데월드 운영에 따른 자금조달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롯데물산은 한마디로 현금이 없다”며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차입금이 늘다보니 현재 신용등급이 적정한 것인지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물산은 롯데월드타워 준공 뒤 오피스나 오피스텔, 쇼핑몰 등의 입장료 수입에서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롯데물산 소유의 오피스 면적이 3만7천 평이나 돼 입주사 모집을 완료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또 현재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제2롯데월드 타워동 오피스텔 분양도 성공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오피스텔 분양은 내년으로 예정돼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물산에 대해 “내년부터 시설물 운영수익과 오피스텔 등의 분양수입 등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금흐름이 정상화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며 “당분간 차입금 확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2롯데월드는 일부 저층부가 개장했으며 지상 123층 높이의 롯데월드타워는 2016년 말 완공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