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호 한일시멘트그룹 회장이 한일시멘트 인적분할에 따라 지주회사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한일시멘트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며 “지주회사의 유상증자,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지분 교환 과정 등을 통해 오너의 지배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일시멘트는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회사를 투자부문인 한일홀딩스(가칭)와 사업부문인 한일시멘트(가칭)으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
한일시멘트는 “한일홀딩스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주회사로 전환함으로써 경영 효율성과 투명성을 극대화하고 장기적 성장을 위한 기업 지배구조를 확립하고자 회사 분할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주사체제 전환 과정에서 허기호 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한일시멘트 지분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46.25%다. 하지만 허 회장이 소유한 지분만 놓고 보면 지분율이 10.11%밖에 되지 않는다.
인적분할을 한 뒤 한일홀딩스가 사업회사인 한일시멘트 주주들로부터 주식을 현물로 출자받는 방식(지분스왑)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면 허 회장이 지주회사 지분율을 확 끌어올릴 수 있다.
한일시멘트가 인적분할하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의 의결권이 부활한다는 점도 지배력 확대에 긍정적이다.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자사주 8.06%를 들고 있다.
인적분할 이후 한일시멘트 지배구조는 ‘허기호 회장→한일홀딩스→한일시멘트 및 계열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시멘트가 지난해 초 인수한 현대시멘트도 한일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