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CJ헬스케어 매각주관사 모건스탠리는 CJ제일제당이 보유한 CJ헬스케어 지분 100%를 매각하기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그 뒤 한국콜마, 칼라일, CVC캐피탈, 한앤컴퍼니 등 4곳을 인수적격후보로 선정했다.
한 달의 실사를 거쳐 1월 말이나 2월 초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
제약업계는 4곳의 인수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사모투자펀드가 아닌 한국콜마의 인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의 제약사업에 대한 의지가 워낙 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국콜마는 CJ제일제당이 CJ헬스케어를 정식으로 매물로 내놓기 전 수의계약 형태로 인수를 타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CJ헬스케어의 몸값이 1조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윤 회장에게 부담이다.
CJ헬스케어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3900억 원 영업이익 556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700억 원을 넘어 역대 최대를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인수합병에서 기업 매각가격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10배 수준에서 형성되는데 지난해 CJ헬스케어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무난하게 900억 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한국콜마는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76억 원에 그친다. 지주사 한국콜마홀딩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31억 원, 계열사 콜마비앤에이치, 콜마파마는 각각 384억 원과 127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들고 있다. 모두 합해도 1218억 원에 그친다.
이 4개 회사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을 더하면 모두 3795억 원으로 현금화를 통해 인수자금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윤 회장은 여러 재무적투자자와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PE가 유력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수가격이 1조 원가량으로 추정되는데 한국콜마가 인수할 경우 재무적 부담만 제외하면 사업구조 시너지는 크다”며 “재무적으로도 한국콜마와 콜마비앤에이치, CJ헬스케어의 우량한 재무구조와 현금창출능력을 감안하면 컨소시엄 구성에 따라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충분히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윤 회장이 1조 원 규모의 CJ헬스케어를 인수할 경우 한국콜마는 단숨에 초대형 제약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한국콜마는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사업과 제약 CMO(위탁생산)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는 화장품사업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 3분기 말 별도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사업 비중은 71.4%, 제약사업 비중은 28.6%를 차지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콜마는 2012년 당시 법정관리에 들어간 비알엔사이언스를 인수해 제약사업에 진출해 현재 제약부문에서 중요한 영업조직이 없다”며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면 부족한 영업력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CJ헬스케어는 기초수액제 생산라인도 보유하고 있어 한국콜마의 제품군도 늘릴 수 있게 된다.
윤 회장은 앞으로 한국콜마의 제약사업을 화장품사업만큼 키운다는 목표를 세워둔 것으로 전해졌다. 윤 회장은 대웅제약 출신이기도 하다.
윤 회장은 2016년 최학배 사장을 제약부문 사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지난해 3월 최 사장을 제약부문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제약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최 사장은 서울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하고 중외제약에서 20년 넘게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2011년부터 한국콜마에 영입되기 전까지 C&C신약연구소 대표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