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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시장 예상대로 삼성SDS 지분을 팔까?
삼성SDS가 상장 뒤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이 부회장이 내년 5월 의무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는 대로 지분을 처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부회장은 지분을 처분해 마련한 현금으로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준비할 것으로 재계는 내다본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 지분 일부를 처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SDS 지분 11.25%(870만4312 주)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 최대주주다. 25일 종가(42만8천 원)를 기준으로 이 부회장의 지분가치를 계산하면 3조7254억 원이 넘는다.
이 부회장이 지분을 처분하면 당장 350배가 넘는 상장차익을 거둘 수 있다.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 확보에 쓴 돈은 약 106억 원 정도다.
다만 이 부회장은 의무보호예수 제도를 적용받고 있어 6개월 동안 지분을 팔 수 없다.
의무보호예수는 증권시장에 새로 상장되거나 인수 또는 합병, 유상증자가 있을 때 대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을 일정기간 팔 수 없도록 한 제도다. 최대주주 등의 지분매각으로 주가가 급락해 소액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이 부회장이 지분을 처분할 수 있는 시점은 일러야 내년 5월 중순이다.
증권업계는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처분하는 방식으로 크게 지분매각과 지분스왑 등을 꼽고 있다.
우선 가장 유력한 방식은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매각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넘겨받기 위한 재원으로 쓰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과 삼성생명 지분을 반드시 물려받아야 한다. 삼성전자는 그룹의 핵심이고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이다.
이건희 회장은 보통주 기준으로 삼성전자 지분 3.38%와 삼성생명 지분 20.76%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넘겨받으려면 최소 6조 원에서 최대 7조 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내야 한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만으로 상속세를 마련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다음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인 제일모직 지분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5.10%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스왑은 삼성그룹의 지주사 전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삼성전자가 인적분할한 뒤 제일모직과 합병해 지주사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눈 뒤 이 부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지주사를 합친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을 활용하게 되면 이 부회장은 통합 지주사인 삼성홀딩스(가칭) 지분을 약 7~8%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 부회장은 적어도 지주사 지분을 10% 이상 확보해야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보유한 삼성SDS 지분을 삼성홀딩스 지분과 맞교환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지면서 삼성SDS 주가에 반영된 ‘오너 프리미엄’도 곧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외국계 증권사 CLSA는 지난 16일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에게 삼성SDS 매도를 추천하면서 목표주가를 25만 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국내 10개 증권사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가인 44만 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CLSA는 “삼성SDS는 삼성그룹의 물류부문을 총괄하며 앞으로 3년 동안 주당순이익(EPS)이 연평균 19%씩 성장할 것”이라며 “다만 이재용 부회장 등이 최종적으로 삼성SDS 지분을 정리할 가능성이 높아 지배구조 프리미엄은 결국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삼성SDS 주가는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매각설이 나오면서 장중 한 때 전거래일보다 7% 넘게 하락한 37만55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장 막판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대거 매수 주문이 몰리면서 주가는 전날보다 5.94%(2만4천 원) 오른 42만8천 원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삼성SDS는 14일 상장 후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SDS의 시가총액은 33조1176억 원으로 SK하이닉스(35조3081억 원)에 이어 4위를 유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