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엔진의 성장성을 놓고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두산그룹은 두산엔진 매각작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사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매각작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14일 두산엔진 주가는 전일보다 3.69%(155원) 떨어진 4045원에 거래를 마쳤다.
13일 11% 떨어졌는데 이틀째 큰 폭의 내림세를 이어갔다.
두산엔진이 매각될 수 있을지, 성장할 수 있을지 등을 놓고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엔진 주가는 특히 삼성중공업이 올해와 2018년에 영업손실을 보고 1조5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겠다고 6일 발표한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두산엔진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사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조선사들이 올해 신규수주에서 지난해보다 순항하면서 이를 조선업황 회복의 신호탄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이 영업손실을 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자 조선업황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두산엔진도 조선사의 신규수주 성과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만큼 삼성중공업의 실적부진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두산엔진은 11월16일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엔진 지분의 매각작업에 착수했다고 공개했다.
조선업황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면서 두산그룹이 두산엔진의 성장을 자신해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두산엔진 주가도 매각 추진이 공개된 뒤 곧바로 오르기 시작해 11월17일과 18일 이틀 연속으로 52주 신고가를 썼다.
하지만 두산엔진이 선박엔진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실 수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두산엔진의 성장성을 향한 의구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한 달 가까운 사이에 두산엔진 매각과 실적 전망을 놓고 분위기가 바뀐 셈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엔진은 올해 시장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고 있지만 신규수주에서 부진해 향후 실적을 놓고 의구심이 있다”며 “신규수주가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매출감소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두산그룹이 두산엔진 매각작업을 순탄하게 진행할 수 있을지도 현재로서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보유하고 있던 두산엔진 지분 42.66%와 경영권을 매물로 내놨는데 3천억 원가량 받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실제 두산엔진의 총차입금과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지분가치 등을 고려해보면 두산엔진이 이 정도 가격에 팔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