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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오른쪽)이 2011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1 소비자가전쇼(CES)'에 참석해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삼성전자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중장기사업 비전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사업에서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모델을 줄이기로 했다. 이를 통해 샤오미에 뺏긴 중저가시장에서 강자 타이틀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또 부족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스타트업과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 스마트폰 ‘선택과 집중’ 전략 펼친다
삼성전자가 17일 미국 뉴욕 웨스틴 그랜드 센트럴에서 투자설명회인 ‘삼성 인베스터스 포럼 2014’를 열었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전무)은 이날 행사에서 “내년에 올해보다 스마트폰 모델을 4분의 1에서 3분의 1가량 줄일 계획”이라며 “이는 대량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와 ‘갤럭시S’시리즈를 비롯해 ‘알파’와 ‘그랜드’, ‘메가’, ‘에이스’, ‘영’, ‘듀오’ 등 다양한 파생모델을 출시해 왔다. 이는 경쟁사인 애플이 크기나 사양을 달리한 2~3가지 모델을 내놓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샤오미 등 중국업체들이 프리미엄급 제품을 중저가에 출시하면서 삼성전자가 기존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다시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을 지배하려면 원가를 절감해 스마트폰 가격을 더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무는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시간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며 “중국업체들과 가격경쟁이 쉽지 않지만 비용절감에 최선을 다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모델 수를 줄이면 연구개발과 제조공정, 마케팅, 유통에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들어 스마트폰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시장의 경우 혁신적 제품을 앞세워 지배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이 전무는 “중저가 제품에서 가격이 중요하지만 프리미엄 제품에서 혁신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플렉시블(휘는) 디스플레이 등 혁신적 요소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샤오미의 경쟁력을 인정하면서도 글로벌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둘지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 전무는 “샤오미가 어떻게 수익을 내는지 미스터리하다”며 “샤오미는 인터넷으로 제품을 팔고 있는데 그 이상의 것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샤오미가 중국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글로벌시장에서도 같은 전략으로 돌풍을 이어갈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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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새로운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A5(왼쪽)와 갤럭시A3 <삼성전자> |
◆ 스타트업 육성, 신성장동력으로 삼는다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오픈이노베이션센터(OIC)를 통해 스타트업과 소프트웨어 인재를 발굴하겠다는 전략도 공개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참가자들은 삼성전자의 군대식 수직적 조직문화를 지적하며 약점으로 지목받고 있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 물었다.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오픈이노베이션센터 수석부사장은 “삼성전자가 그동안 하드웨어에 주력해 온 것과 달리 우리는 소프트웨어 위주로 일한다”며 “이 때문에 삼성전자 입장에서 우리가 방해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은 수석부사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성장하지 않는다”며 “단순히 수익을 내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우수한 인재를 계속 채용하고 유망한 스타트업에 대한 인수합병(M&A)도 활발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 수석 부사장은 스타트업 투자대상을 모바일로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8월 인수한 사물인터넷 플랫폼 개발업체 ‘스마트싱스’처럼 본사와 통합하지 않고 별도법인 형태로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조직문화와 다른 문화를 지닌 스타트업을 육성해 이를 삼성전자에 이식할 경우 높은 시너지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은 수석부사장은 “삼성전자만큼 하드웨어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세계에 거의 없다”며 “특히 한 기기를 다른 기기와 연결하는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어느 회사도 삼성전자와 대적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삼성전자에 어떻게 실리콘밸리의 DNA를 접목시킬지 고민하고 있다”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균형을 맞춰 소비자들이 좋아할만한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스타트업 육성과 함께 시스템반도체 미세공정인 14나노 ‘핀펫’ 공정과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3대 신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