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사가 못하는 것을 잘하려고 하기보다 잘하는 것에 집중해야 일본 조선사의 전철을 따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8일 ”일본 조선사가 건조선종을 다변화하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고 있지만 좌표를 잃고 표류하고 있다“며 ”일본 조선사가 기본설계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건조선종을 다변화하면서 영업실적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조선사는 최근 일본 해운사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 등을 수주하고 있다. 일본 조선사는 오랜 세월 중형 벌크선을 건조해왔는데 일본 해운사의 발주에 힘입어 선박 건조영역을 넓히고 있다.
벌크선은 포장하지 않은 화물을 그대로 실어나를 수 있는 화물 전용선을 말하는데 초대형 원유운반선 등 탱커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하는 것만큼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일본 주요 조선사인 미쓰이조선과 나무라조선은 지난 20년 동안 거의 중형 벌크선만 건조해왔지만 크루즈선과 유조선 등 비교적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선박을 건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나무라조선은 2013년 중형 벌크선을 주로 건조할 때 영업이익률이 20%에 이르렀다. 하지만 올해 유조선 등 탱커를 건조하는 데 애를 먹으면서 영업손실을 보고 있다. 미쓰이조선도 나가사키조선사에서 크루즈선을 2척 건조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 연구원은 ”조선업의 핵심능력은 정상적으로 선박을 건조해 인도할 수 있느냐 여부“라며 ”한국 조선사가 일본 조선사와 달리 핵심 건조능력이 없는 선박을 건조하기보다 주력선종 건조에 집중하면서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파악했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건조 등에 힘을 쏟을 당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014년 1조5천억 원, 2015년 –5743억 원이었다. 하지만 수주잔량에서 탱커 등 상선비중이 좀더 높아지기 시작하자 현대중공업 현금흐름은 지난해 말 2조7667억 원, 올해 3분기 말 1조7086억 원으로 늘어났다.
한국 조선사가 앞으로도 주력선종에 더 집중해 무사히 인도하는 수주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박 연구원은 바라본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