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순환출자구조 해소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롯데그룹이 내년 4월까지 순환출자를 모두 해소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단순한 방법은 다른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지주 지분을 처분하는 것”이라며 “롯데그룹 순환출자고리를 볼 때 이 방법이 처분에 대한 부담이 가장 적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현재 롯데지주 지분은 한국후지필름이 3.8%, 대홍기획이 1.1%, 롯데IT테크가 2.4% 보유하고 있다.
이 계열사들이 이 지분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하거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 지분을 취득할 가능성, 롯데지주와 연결고리가 없는 다른 계열사가 이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 등이 있다고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11월30일 롯데푸드와 롯데칠성음료가 각각 보유하고 있던 롯데지주 지분 0.6%와 0.7%를 처분하기로 했다. 지분 처분이 끝나면 롯데그룹에서 남은 신규순환출자와 상호출자는 11개로 줄어든다.
김 연구원은 “현재 롯데지주가 재상장된 지 1개월이 지나 단순 지분처분 외에도 추가 합병, 현물출자유상증자가 가능해졌다”며 “합병가액, 현물출자 유상증자가액을 1개월 사이의 주가로 산정하는 규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지주가 롯데IT테크와 합병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롯데IT테크는 롯데정보통신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고 롯데정보통신은 롯데쇼핑 지분 4.8%를 들고 있다.
김 연구원은 “둘이 합명하면 롯데지주가 롯데쇼핑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고 롯데정보통신이 기업공개에 나설 경우 수혜도 볼 수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롯데그룹은 순환출자 해소 시한이 내년 4월로 정해져 있는 만큼 추가 재편을 통해 순환출자 해소 윤곽이 점차 구체화되고 불확실성도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1일 롯데지주 주가는 전날보다 3.74% 떨어진 5만9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주가가 6만 원대 아래로 떨어진 건 10월20일 재상장한 뒤 처음이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푸드가 보유하고 있던 롯데지주 주식을 전량 처분하기로 하면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