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7-11-27 16:2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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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반포주공1단지 3주구(주거구역 단위) 재건축조합이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탓인데 결국 홀로 사업에 관심을 보였던 현대산업개발이 수혜를 볼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 반포주공1단지 3주구(주거구역 단위) 재건축아파트 조감도.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조합은 27일 오후 7시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구반포상가에 위치한 조합사무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향후 시공사 선정총회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
조합 관계자는 “일반경쟁입찰에서 조합이 제시한 조건을 부담스러워 한 건설사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조건을 수정할지 여부 등을 이사회에서 논의해 일정을 새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이사회에서 ‘시공자 선정계획 일부 변경’ 안건이 통과되면 이른 시일 안에 대의원회를 소집해 향후 일정을 확정한다.
조합은 25일 시공사 선정을 위해 일반경쟁입찰을 실시했는데 현대산업개발만 유일하게 사업제안서를 제출해 경쟁조건이 갖춰지지 않아 시공사 선정이 무산됐다. 국토교통부가 고시하는 ‘정비사업의 시공자 선정기준’에 따르면 일반경쟁입찰을 실시할 때 최소 2개 이상의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해야만 입찰이 성사된다.
10월에 열린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모두 8개 건설사가 참석해 입찰이 흥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조합이 계속 시공사 선정절차를 이어간다 하더라도 입찰이 성사될 가능성이 낮다고 부동산업계는 바라본다.
최근 재건축사업을 둘러싼 부동산시장이 과열되면서 국토교통부가 재건축사업 수주전에서 벌어지는 각종 불법행위를 엄격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회사가 확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찰은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인근에서 각 건설사의 불법홍보행위가 저질러지는지를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산업개발이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 수주에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던 점도 다른 대형건설사의 관심이 저조한 이유로 꼽힌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다른 대형건설사들은 올해 초부터 서울 강남권 곳곳에서 추진되는 여러 재건축사업에 동시다발적으로 도전했지만 현대산업개발은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에만 공을 들였다”며 “통상적으로 오랜 기간 표심을 다져온 건설사를 입찰에서 제치기가 쉽지 않아 이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가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사장.
조합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시공사 선정단계에서 유찰이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제시한 조건을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조합은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에 참여하려면 현금 250억 원 및 이행보증보험증권 250억 원 등 모두 500억 원의 입찰보증금을 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각 건설사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도 금지했다.
인근 지역에서 추진된 재건축사업을 놓고 볼 때 현재 분위기대로 사업이 흘러갈 경우 현대산업개발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의견이 부동산업계에서 나온다.
현대건설은 6월 말부터 시공사 선정이 추진된 서울시 서초구 방대5구역 재건축사업에 홀로 응찰하다가 세 번이나 입찰이 무산되자 결국 수의계약 형태로 사업을 수주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을 수주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파악된다. 경쟁구도가 형성되지 않을 경우 조합이 수의계약을 통해 사업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
조합 관계자는 “법적으로 세 번 입찰이 무산되면 수의계약을 추진할 수 있지만 현재 그 부분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은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1109번지 일대에 위치한 아파트를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 동, 2091세대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예정 공사비는 8087억 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