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이 그리스에서 중형유조선을 수주하기 위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인력감원 등을 담은 노사확약서를 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17일 “그리스선사가 발주한 중형유조선을 수주하기 위해 KDB산업은행이 요구한 인력감원 등 요구를 노조가 수용하기로 했다”며 “노조가 이날 오전 회의를 거쳐 산업은행에 인력감원 등 내용을 담은 노사확약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STX조선해양은 그리스선사로부터 선수금환급보증을 10월31일까지 발급받는 것을 조건으로 중형유조선 건조일감을 확보했다.
하지만 그리스선사와 약속했던 10월31일까지도 금융권으로부터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받지 못해 11월23일까지로 선수금환급보증 발급기한을 다시 미뤘다.
선수금환급보증은 선사가 발주처로부터 수주한 선박을 제대로 건조하지 못했을 경우 선주로부터 미리 받았던 선수금을 금융회사가 대신 물어줄 것을 보증하는 증서를 말한다.
이것이 발급되지 않으면 조선사가 발주처와 본계약을 맺을 수 없어 수주가 사실상 무산된다.
STX조선해양 노조는 15일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받는 대신 직원 수를 30% 줄이라는 요구를 받았는데 이런 요구를 결국 수용하기로 했다.
STX조선해양은 “구체적으로 직원 수를 얼마나 줄일지 결정되지 않았다”며 “최대한 인력을 줄이지 않고도 무급휴직, 기본급 삭감, 명예퇴직 등을 통해 직원 수를 30% 줄인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산업은행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은 7월 그리스선사인 오션골드와 5만DWT(재화중량톤수)급의 중형유조선(MR탱커) 2척을 척당 3300만 달러 수준에 건조계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이 발표한 동급선박의 건조가격보다 조금 낮은 것이다.
산업은행 등 금융권은 STX조선해양이 이 선박을 건조했을 때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그동안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을 미뤄왔다.
STX조선해양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사확약서를 산업은행에 제출하면서 산업은행 등 금융권은 20일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여부를 최종 결정해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