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페이코가 간편결제 경쟁자인 삼성페이와 ‘적과의 동침’을 선택했다.
정연훈 NHN페이코 대표는 오프라인 결제 확대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페이코의 주력인 온라인 결제에서 삼성페이의 활용 폭을 넓혀줬다는 점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NHN페이코가 14일 삼성페이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면서 삼성페이처럼 페이코도 POS단말기 결제가 가능해졌다.
POS단말기란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로 거의 모든 상점에 설치되어 있다.
삼성페이는 마그네틱보안전송기술(MST)을 이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단말기나 동글을 설치하지 않고도 POS단말기를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다.
다른 간편결제는 대부분 근거리무선통신(NFC)이나 바코드 방식이라 별도의 장치를 비치해 놓은 상점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다.
삼성페이는 이런 간편함을 무기로 국내 간편결제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출시 2년 만에 누적가입자 수가 1100만 명, 누적결제금액 10조 원을 넘어섰는데 특히 오프라인 간편결제의 3분의 2 이상을 삼성페이가 차지하고 있다.
반면 NHN페이코는 누적결제액이 3조 원에 그친다. 온라인 간편결제에서는 강자이지만 오프라인은 취약하다.
안현식 NHN엔터테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컨퍼런스콜에서 페이코의 매출현황과 관련해 “절대적 비중은 오픈마켓과 소셜 커머스가 차지하고 있고 내부에서는 벅스 등이 높다”며 “오프라인은 전체매출의 2% 수준으로 미미하다”고 말했다.
정연훈 대표는 NHN페이코 분사 이전에 NHN엔터테인먼트에서 페이코 사업본부장을 맡았는데 오프라인 결제 확대에 페이코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마땅한 플랫폼이 없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확대는 쉽지 않았다.
정 대표는 “POS단말기에 페이코 솔루션을 탑재시키고 11개 밴(VAN)사와 연동시키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면서도 “우리가 보유한 플랫폼이라고 할 만한 것이 전혀 없었으니 이 작업은 간편결제사업을 위해 몇 년이 걸려도 넘어야 할 산”이라고 말했다.
이번 제휴로 페이코가 오프라인에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 대표는 “이번 제휴로 페이코는 MST 결제방식까지 지원하며 오프라인 결제의 범용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아직은 초기단계인 오프라인 간편결제시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삼성페이와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제휴로 삼성페이에 페이코의 주무대인 온라인 결제분야를 열어줬다는 점은 부담이다.
삼성페이는 이번 제휴를 통해 NHN페이코의 계열사이자 국내 대표PG사인 NHN KCP의 결제창과 연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10만 개의 온라인 결제처를 확보했다. 한게임과 코미코 등 NHN엔터테인먼트의 주력 콘텐츠 서비스도 삼성페이로 결제가 가능해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페이코가 삼성페이와 온라인분야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가지려면 결국 할인율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다”라며 “NHN페이코 온라인 간편결제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