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17-11-07 14: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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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본심은 무기 판매에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정 전 장관은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뉴스쇼’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북핵문제를 가장 비중있게 거론할 것”이라며 “하지만 북핵문제 자체에 트럼프 대통령의 본심이 실려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본심은 간단히 말해서 무기를 팔자는 것”이라며 “일본에서는 이미 무역문제를 시정하라는 식의 압박을 통해 무기를 판매했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우리 역시 무기를 좀 사줘야 할지 모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주한미군 주둔비용 문제를 들고 압박해 오면 우리는 결국 그걸 달래기 위해 무기를 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기를 구입할 경우 그 대신 압박과 제재를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봤다.
정 전 장관은 “우리가 무기를 조금 더 사주더라도 대화 쪽으로 넘어가자는 얘기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그동안 압박과 제재에 동조했는데 북한의 변화가 전혀 없다면 이제는 대화 쪽에 방점을 찍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얘기를 문 대통령이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 무기를 살 일은 없겠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아마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북핵문제를 대화로 해결해 한다는) 비슷한 얘기를 할 것”이라며 “북핵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미리 대화 쪽으로 물꼬를 튼 것이 확인되면 북한도 남북대화에 상당한 성의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8일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연설과 관련해서는 유화적 이야기를 할 가능성과 공격적 이야기를 할 가능성을 동시에 열어뒀다.
정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방문을 앞두고 깜짝 놀랄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며 “좋게 보면 예상과 정반대로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는 이야기 등 아주 부드러운 이야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대로 국방비 등 예산심의를 앞두고 국회를 방문하는 만큼 북핵상황을 극도로 악화하는 발언을 할 수도 있다”며 “북한을 향한 압박과 제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할 때 기립박수를 치는 의원들이 나오면 문재인 정부는 굉장히 큰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냈고 현재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 한반도평화포럼 상임대표 등을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