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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자산유동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월 7개 점포를 매각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5개 점포를 매각하려고 한다.
신 회장은 이렇게 확보한 현금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해외사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자산유동화 작업이 당장의 급한 불을 끄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자산유동화로 재무구조 개선
7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캡스톤자산운용과 백화점 및 마트 점포매각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롯데백화점 포항점과 동래점, 롯데마트 동래점, 성정점, 군산점 등 총 5곳이다. 매각대금은 5천억 원대다.
롯데쇼핑은 지난 8월에도 백화점 2곳과 마트 5곳 등 7개 점포를 6017억 원에 매각했다. 이번 매각대금까지 합하면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매각은 ‘세일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대)’방식으로 이뤄져 건물을 팔더라도 백화점과 마트 점포는 계속 운영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신 회장이 연말까지 자산유동화 작업속도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6~7개 점포가 추가 매물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롯데쇼핑이 잇따라 점포매각에 나서는 것은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라고 본다. 현재 롯데쇼핑의 재무상황을 감안할 때 점포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롯데쇼핑은 그동안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으나 그 규모가 너무 커졌다.
롯데쇼핑의 차입금과 사채는 2009년 5조3366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2조9518억 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자산은 12조5490억 원에서 17조2340억 원으로 37% 증가하는데 그쳤다.
롯데쇼핑은 2010년 GS리테일의 백화점과 대형마트사업을 인수하며 1조3400억 원을, 2012년 롯데하이마트를 인수하며 1조2500억 원을 썼는데 그 과정에서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졌다.
지난해 기준으로 순차입금은 4조 원에 이른다. 지난해 롯데쇼핑이 쓴 이자비용만 1600억 원 정도다.
재무구조는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8월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롯데쇼핑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했다. 무디스도 지난 2월 롯데쇼핑 국제신용등급을 Baa1에서 Baa2로 하향조정했다.
당시 무디스는 롯데쇼핑의 부채감축노력이 성공할 확률이 낮다고 혹평했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회사의 자금조달비용이 늘어나게 돼 재무구조상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신 회장은 일단 부채비율을 낮춰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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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9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롯데센터하노이' 개장식에서 테이프 커팅하고 있다.<뉴시스> |
◆ 해외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
신 회장은 점포를 팔아 마련한 자금으로 해외사업에도 적극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정부의 규제에 묶여 출점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2009년 ‘2018년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이라는 비전을 세우고 해외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07년 러시아 모스크바에 해외 1호점을 내면서 해외시장 공략에 뛰어들었다. 롯데마트는 현재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149개 매장을 갖고 있다.
특히 롯데마트는 중국에서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내 할인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앞으로 5~10년 사이 소수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산유동화 작업은 자칫 롯데쇼핑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산을 팔아 빚을 갚으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임대료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통경기가 바닥인 상황에서 부담해야 하는 매장 임차료가 늘어날 경우 수익성이 지금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롯데마트는 3분기 임차료 부담이 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4%, 48.6% 감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