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희 새 한진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한진중공업 건설부문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한진중공업이 토목건설전문가 이윤희 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을 놓고 조선부문보다 토목사업과 주택재건축 등 건설부문에 더 힘을 실으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 이윤희 한진중공업 조선·건설부문 통합 대표이사 사장. |
1일 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이 한진중공업 조선·건설부문 통합 대표이사를 맡아 앞으로 건설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중공업은 10월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 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안진규 사장은 건강문제를 이유로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이 사장은 35년 이상 토목 등 건설업계에서 일한 토목전문가로 평가받는다.
1982년 한진중공업 건설부문 전신인 한일개발에 입사한 뒤 2007년까지 중앙고속도로 건설현장 소장, 서해안고속도로 건설현장 소장, 토목담당 상무, 한진중공업 토목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한진중공업이 약해진 토목부문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회사를 떠났던 이 사장을 대표이사로 다시 불러들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2013년부터 건설부문에서 계속 영업손실을 봤다. 2015년 건설부문 영업손실은 1200억 원을 넘기도 했다.
한진중공업은 2010~2013년 공공토목사업 발주가 줄고 수주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업손실을 봤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계속 떨어졌다. 한진중공업은 2013년 시공능력평가에서 15위에 올랐지만 2015년 22위, 올해 33위로 떨어졌다.
이 사장은 특히 한진중공업의 주택재건축사업을 강화하는 데 주도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진중공업은 2012년부터 3년 동안 주택사업을 거의 진행하지 않다가 2015년 경상남도 통영 재개발단지인 ‘해모로오션힐’을 다시 분양하면서 주택재건축사업을 본격화했다.
한진중공업은 제주도 최초의 재건축 아파트인 도남 해모로리치힐과 올해 제주도 노동형의 해모로 루엔을 공급하면서 제주도 주택재건축시장을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주택재건축 일감은 수익성이 크게 좋지는 않지만 미분양물량 발생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분양물량이 많거나 계약규모가 크지 않을 경우 대형건설사가 뛰어드는 경우도 적어 경쟁강도도 비교적 낮다.
이 때문에 한진중공업이 주택재건축사업을 발판으로 실적반등을 노리는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이 사장이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운 조선부문보다 건설부문으로 한진중공업의 사업중심을 옮길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진중공업은 조선부문에서 201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보다 인건비가 적게 들고 규모도 큰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경영정상화의 거점으로 삼으려고 했다. 하지만 수빅조선소는 지난해 순손실 3560억 원을 안긴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순손실 1040억 원을 내면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의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올해 12월29일 1125억 원의 자금도 지원하기로 했다. 조선업황이 당분간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수빅조선소의 실적반등 시기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