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12월1일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와 사업회사 ‘SK케미칼’로 인적분할된다.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SK그룹과 계열분리를 위한 발판을 놓는 것으로 풀이된다.
SK케미칼은 2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 인적분할하는 안건을 주주들로부터 승인받았다.
김철 SK케미칼 사장은 “창립 50주년을 2년 앞둔 시점에 지주사체제 전환이라는 역사적인 변화를 겪게 됐다”며 “경영성과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케미칼은 지주사와 투자사업을 맡는 존속회사 SK디스커버리와 제약과 화학부문 사업회사 SK케미칼로 12월1일 인적분할된다.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분할비율은 48 대 52다.
이에 따라 SK케미칼 주식은 11월29일 매매거래가 정지됐다가 2018년 1월 두 회사로 분할된 뒤 증시에 각각 재상장된다.
SK디스커버리는 향후 SK케미칼 사업회사와 SK건설, SK가스, SK신텍, SK플라즈마 등을 거느리는 구조를 갖추게 된다.
SK케미칼은 앞으로 SK케미칼이 맡고 있는 제약과 화학부문도 각각 독립법인으로 분할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체적인 분할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최창원 부회장이 현재 보유한 SK케미칼 지분을 SK디스커버리에 현물출자해 신주를 배정받는 방식으로 지분을 교환하면서 SK케미칼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부회장은 10월16일 기준으로 SK케미칼 지분 16.45%를 보유하고 있다.
최 부회장이 SK케미칼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놓고 SK그룹의 우산 아래서 나와 독자경영에 속도를 내며 계열분리를 준비하는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주사는 자회사 말고 다른 계열사의 지분은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SK케미칼이 SK건설의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SK케미칼이 SK건설 지분을 매각하면 SK그룹과 더이상 지분관계로 얽히지 않게 된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SK가스-SK디앤디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강화하며 SK그룹에서 사실상 독자경영을 해왔다. 최 부회장은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막내아들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사촌관계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