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비 기자 yblim@businesspost.co.kr2017-10-26 18: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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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농협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농협은 20곳이 넘는 계열사를 거느릴 만큼 조직이 방대해 정규직 전환에 속도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지역단위 농협의 비정규직 근로자들도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김 회장이 어떤 해결방안을 내놓을지 더욱 주목된다.
▲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
26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김병원 회장은 농협중앙회를 중심으로 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 그리고 각 계열사에 속한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20일 열렸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허식 농협중앙회 부회장이 김 회장을 대신해 “농협의 비정규직 근로자 전원을 올해부터 2019년까지 순차적으로 정규직 전환할 것”이라며 “정부가 비정규직 전환을 놓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대한 빨리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5월에 ‘범농협일자리위원회’를 출범하며 정규직 전환 방침을 내놓았다.
범농협일자리위원회는 허식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았으며 지역농협 운영협의회 의장들과 각 계열사 대표 등 모두 27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 회장은 비정규직 근로자 가운데 명예퇴직자를 재채용한 경우 등을 제외한 524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는 농협 전체 근로자의 14.9% 수준이다.
김 회장은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발맞춰 정규직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농협의 조직이 매우 방대한 만큼 비정규직 근로자를 모두 정규직으로 전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농협에 포함된 회사는 농협중앙회를 중심으로 금융지주와 경제지주의 계열사 등 27곳에 이른다.
정규직 전환대상인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현재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 여러 계열사의 다양한 직책에서 근무하고 있다. 단일업종의 회사도 정규직 전환에 속도를 내기가 쉽지 않은 만큼 농협은 계획발표와 실시가 더 느려질 수도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현재 인사담당 부서가 모든 비정규직 근로자의 직무를 분석하고 있다”며 “상세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정규직 전환을 실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지역단위 농협의 비정규직도 정규직으로 전환해달라는 노동계 요구에도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는 지역단위 농협과 구분되는 별개의 법인이지만 지역농협을 지도하고 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관계자는 “농협중앙회가 각종 규정과 관련한 모범안을 내리면 지역농협도 따라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라며 “농협중앙회가 정규직 전환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해결책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협동조합노조는 지역단위 농협과 축협 등 협동조합법인에 근무하는 노동자가 속한 조직으로 2016년 1월 출범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지역농협의 인사권이 각 조합장에게 있기 때문에 중앙회 차원에서 직접 개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다만 문제가 제기된 만큼 관련 부서에서 바람직한 해결방안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