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7-10-24 17: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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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가 배틀그라운드의 국내 서비스 계획과 일정을 공개하며 PC방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데 나섰다.
성공적 배틀그라운드 제공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과제가 많은데 시일이 촉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카카오게임즈, PC방 수익모델 성공할까
카카오게임즈는 24일 서울 양재동 엘(L)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1월14일부터 시작하는 배틀그라운드 국내 서비스의 두 가지 수익모델을 공개했다.
▲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
카카오게임즈는 다음게임 포털을 통해 직접 국내 구매자들에게 배틀그라운드 패키지를 판매한다. 성인 전용이며 가격은 3만2천 원이다.
기존 배틀그라운드 구매자들은 글로벌 게임유통플랫폼인 ‘스팀’에서 결제를 하고 배틀그라운드를 내려받아야했는데 국내판매 경로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다.
또 다른 수익모델은 PC방 서비스다.
배틀그라운드를 직접 구매하지 않은 고객이라도 PC방에 가면 언제든지 배틀그라운드를 이용할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 이용시간에 비례해 PC방 점주가 카카오게임즈에 돈을 낸다.
카카오게임즈는 PC방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잠재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를 원활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고사양PC가 요구된다. 보통 16기가바이트 이상의 램과 수십만 원 대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 이는 일반적인 가정집 PC보다 상당히 높은 사양이다. 배틀그라운드를 즐기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개인 PC 이용 대신 PC방을 찾을 것이라는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는 11월14일부터 두 달동안 PC방에 무료로 배틀그라운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보통 PC온라인게임의 무료서비스 기간은 일주일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프로모션이다.
박택곤 카카오게임즈 PC방 사업담당 이사는 “이미 배틀그라운드 게임은 많이 팔렸지만 많은 잠재수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두 달간 무료 체험 서비스를 진행해 잠재수요를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논란이 일어났던 ‘지역제한’이나 ‘서버분리’ 등의 조치도 없다고 밝혔다. 스팀을 통해 배틀그라운드를 구매한 고객들과 PC방을 이용하는 고객들, 해외유저들 모두 게임과 같은 서버를 쓰게 된다고 강조했다.
기존 스팀을 통해 배틀그라운드를 구매했던 고객들이 PC방에서 계정으로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할 경우 과금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앞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출시하면서 개인구매 고객이 PC방 이용시에도 PC방 점주가 이용요금을 내게 하자 PC방 점주들이 집단 반발한 전례가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이런 선택을 놓고 수익성을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개인구매 고객이 PC방을 이용해 배틀그라운드를 즐길 경우 카카오게임즈는 수익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배틀그라운드의 국내 판매량은 이미 130만 장을 넘어섰다. 국내에서는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는 이미 팔린 만큼 팔렸다는 말도 나온다.
카카오게임즈는 한 때 ‘국민게임’이라고 불렸던 ‘스타크래프트’처럼 배틀그라운드의 인기가 더 급격하게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 최적화와 연령문제 등 과제도 산적
배틀그라운드의 PC방서비스 확산을 위해 카카오게임즈가 해결해야할 과제는 여전히 많다.
특히 PC방 점주들은 배틀그라운드 서비스가 지나치게 고사양을 요구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인기몰이와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그래픽카드와 램값은 크게 뛰어오른 상태다.
▲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이에 따라 카카오게임즈와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펍지(블루홀지노게임즈)가 최적화에 좀 더 진전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잇다.
김창한 펍지 대표는 “최적화를 무한히 할 수 있지는 않다”라며 “최대한 최적화를 계속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소년 연령층의 참여유도도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용연령층 확대를 위해 15세 이상 이용가 버전의 배틀그라운드를 PC방 서비스로 내놓기로 했다. 이를 위해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게임물등급위원회로부터 배틀그라운드의 선혈효과 등을 수정한 15세 이상 이용가 버전을 별도로 허가받았다.
15세 이용가 버전 출시는 현재 기술적, 정서적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기술적으로 15세 이용가 버전과 성인 버전의 호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15세 이용가 버전이 정식 출시되면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접속을 하게 되는데 서버 안정화 문제가 다시금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배틀그라운드의 동시접속자는 200만 명을 넘어섰고 수시로 서버를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15세 이상 이용자들의 참여로 기존 성인 이용자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성인 이용자층은 미성숙한 청소년층의 게임 참여로 게임환경이 훼손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아직 이와 관련해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김상구 카카오게임즈 배틀그라운드 사업총괄 이사는 “15세 이용가 버전은 기술적 문제와 정서적인 부분이 있는데 어떤 형태로 서비스할지는 아직 검토단계고 확정되면 추후 밝히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