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이 올해 국내 최대 발전회사로 도약했지만 발전 계열사별로 실적전망은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LNG(액화천연가스) 등을 원료로 발전소를 운영하는 GSEPS와 GS파워는 성장성이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허용수 GSEPS 대표이사(왼쪽) 김응식 GS파워 대표이사. |
반면 GSE&R은 석탄화력 기반 발전소인데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혀 성장에 어려움을 겪게될 수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앞으로 LNG 등 천연가스 발전과 신재생에너지발전 등 에너지전환정책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은 22일 발표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결과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에서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은 재개하지만 다음 정부가 탈원전 기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올해 안에 내놓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방사능 피폭위험성이 있는 원자력발전과 미세먼지 확산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대폭 줄이고 LNG발전, 신재생에너지발전 비중은 크게 늘리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GS그룹은 문재인 정부가 내놓을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지주회사 GS는 민자발전계열사인 GSEPS와 GSE&R의 최대주주다. 에너지계열사 중간지주사 격인 GS에너지는 발전회사 GS파워를 거느리고 있다.
GSEPS가 문재인 정부 정책에 가장 크게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GSEPS는 GS에너지가 세운 LNG터미널을 통해 LNG를 직접공급 받아 발전소를 가동하는 것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이밖에 친환경연료인 바이오매스로 운영되는 발전소와 아시아 최대 연료전지 발전소 등도 운영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LNG발전과 신재생에너지발전 비중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게 되면 GSEPS 발전소가 우선 가동되면서 수익성이 좋아질 수도 있다.
GSEPS는 3~4년 동안 발전단가가 저렴한 석탄화력발전에 밀려 가동률 하락으로 적자를 보거나 손익분기점만 맞춰왔지만 앞으로는 실적개선 기회를 맞게 될 수 있는 셈이다.
GS파워도 문재인 정부 전력정책의 수혜를 볼 수 있다.
GS파워는 천연가스를 활용해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발전회사로 안양과 부천에 발전소를 두고 있다. 열병합발전소는 전력과 열을 전기에 생산해 효율성이 좋은데 GS파워는 천연가스를 원료로 사용해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열병합발전소 사업자들은 최근 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돼 한국전력거래소에 판매되는 전력단가가 너무 낮아 수년째 적자를 보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원자력발전과 석탄화력발전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대폭 확대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열병합발전소가 가동중단된 원자력발전과 석탄화력발전의 전력생산분을 메우면서 큰 역할을 해낼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열병합발전소 사업자들의 목소리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하면서 수익성을 보전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GSE&R의 성장전망은 어두워질 것으로 보인다.
GSE&R도 유연탄을 주로 쓰는 열병합발전소다. LNG발전소보다 가동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며 가동률 부진으로 고전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GSE&R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GS포천그린에너지와 구미그린에너지 건립사업도 난항을 겪게 될 수 있다.
GS포천그린에너지는 석탄 기반 열병합발전소로 GSE&R이 사업비 5700억 원을 들여 짓고 있다. 공정률이 80%를 넘었는데도 대기오염 가능성 때문에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역정치권까지 나서서 GS포천그린에너지의 건설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GSE&R이 구미에 짓고 있는 우드펠릿화력발전소도 첫삽을 뜨기도 전에 난관에 부딪혔다.
GSE&R은 폐목재를 발전원료로 쓰는 것이라서 친환경적인 발전소라고 주장한다. 반면 구미시는 이 발전소가 석탄연료를 쓰는 발전소 못지 않게 대기오염 물질을 많이 배출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세우는 데 친환경성을 강조한다면 GSE&R의 기존 사업과 신사업 성장전망 모두 어두워질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