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7-10-20 16:3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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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3사가 이란에서 3억 달러 규모의 수주전에 뛰어들어 중국과 일본 조선사와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19일 “이란 국영선사인 NITC가 노후화한 선대를 교체하기 위해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3척과 중형유조선(MR탱커) 2척을 발주할 것”이라며 “NITC의 발주규모는 3억 달러를 조금 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왼쪽부터),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형 삼성중공업 사장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NITC는 수주와 관련해 특별한 요구조건을 내걸지 않았고 10월 말까지 한국과 중국, 일본 조선사에게 입찰제안서를 모두 보내기로 했다.
조선3사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모두 입찰제안서를 이미 받았다.
NITC가 초대형 원유운반선은 척당 8천만 달러, 중형유조선은 척당 3300만 달러 정도로 가격을 책정해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해운전문매체 클락슨이 발표한 신조선 가격보다 초대형 원유운반선 가격은 조금 낮지만 중형유조선은 비슷한 수준이다.
시루스 키아네시 NITC 상무이사는 6월 트레이드윈즈와 인터뷰에서 “최근 새로 건조되는 선박 가격이 낮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NITC 선대를 교체해 선박들의 평균 연령을 낮추기 좋은 시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클락슨에 따르면 NITC는 모두 66척의 선박을 갖추고 있는데 이 가운데 30척이 1996~2013년 사이에 건조된 초대형 원유운반선이고 3척은 2004년 건조된 핸디사이즈(2만?3만5천DWT)의 중형유조선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3사 모두 2006년 이란이 국제연합(UN)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경제제재를 받기 전에 초대형원유운반선 등을 수주해 인도한 적이 있다.
현대중공업은 2005년 NITC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 4척 등 13억 달러 규모의 일감을 따냈다. 대우조선해양은 1983년부터 이란 국영선사인 IRISL과 NITC로부터 모두 38척, 우리 돈으로 2조 원 규모의 선박을 수주해 인도했다. 삼성중공업도 2005년 NITC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 3척을 수주해 2009년과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인도했다.
대형 조선3사는 초대형 원유운반선 부문에서 경쟁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형 조선3사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발주된 초대형원유운반선 30여 척을 거의 대부분 수주했다.
하지만 중국 조선사와 일본 조선사도 만만치 않은 경쟁상대일 것으로 보인다.
NITC는 이란 경제제재가 풀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자금조달력이 부족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조선사가 중국정부의 자금력을 앞세워 선박금융을 조달해줄 것을 약속하면서 초대형원유운반선 건조일감을 차지할 수도 있다.
NITC는 과거 중국의 다롄 조선사와 상해외고교조선에 초대형원유운반선 6척을 주문하기도 했다. 트레이드윈즈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NITC는 외국의 선박금융 지원을 바라고 있다.
일본 조선사 재팬마린유나이티드, 나무라조선도 자국 해운선사로부터 초대형원유운반선을 수주하면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1위 조선사인 이마바리조선은 최근 초대형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드라이도크를 새로 준공하면서 경쟁력을 부쩍 키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