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가 물러날 뜻을 보였다.
김장겸 MBC 사장의 해임권한을 지닌 이사진의 재편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처는 18일 “김 이사가 이날 오전 사무처에 이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아직 공식 사퇴서는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이날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포함한 옛 여권 추천이사 4명에게 19일 사임하겠다는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 사퇴서가 제출되면 사무처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보궐이사 선임을 요청한다.
방송문화진흥회는 MBC 대주주로 사장 선출권한 등을 쥐고 있는데 9명의 이사로 구성된다. 이사 가운데 6명은 여권이, 나머지 3명은 야권이 추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한다.
9월 옛 여권 추천인 유의선 이사가 사퇴하면서 구 여권 5명, 구 야권 3명으로 운영돼 왔는데 옛 여권 쪽 인물이 더 줄었다. 보궐이사 추천권이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몫인 만큼 빈 자리가 채워지면 방송문화진흥회 여야구도는 5대4로 역전된다.
고영주 이사장의 불신임이나 김장겸 MBC 사장의 해임 안건 등이 이사회에 상정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김 이사는 목원대학교 총장을 지낸 친박 핵심인사로 2013년 당시 여권의 추천을 받아 이사를 맡아왔다. 최근 다니고 있는 교회에 MBC 노조원들이 찾아와 시위를 벌이고 집 주위에 벽보가 붙는 등 사퇴압박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MBC 노조는 김장겸 사장 등의 퇴진을 요구하며 40일 넘게 장기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