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 이니스프리는 일찌감치 ‘효자 브랜드’로 떠올랐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모두 14개의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데 이니스프리를 포함해 에뛰드하우스, 에스쁘아, 에스트라 등 4개를 놓고 자회사로 독립해 독자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9월 미국 맨하탄에 단독매장을 열 정도로 아모레퍼시픽그룹 안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반면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 단독매장 대신 브랜드편집숍 ‘네이쳐컬렉션’ 매장을 늘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화장품업계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모아놓은 헬스앤뷰티숍의 인기가 높아지는 등 영향도 있지만 더페이스샵 단독 브랜드의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다양한 제품을 비교하길 원하는 고객들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며 “현재 1274개에 이르는 더페이스샵 매장을 점차 네이처컬렉션으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로 핵심제품을 만들어냈는지 여부가 두 브랜드의 운명을 가른 것으로 보인다.
▲ 이니스프리의 인기제품 '더그린티 씨드세럼'과 '화산송이 마스크'.
이니스프리는 끊임없이 신규 브랜드와 제품을 내놓는 전략을 펼쳐 결국 ‘밀리언셀러’제품을 만들어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니스프리는 제주녹차, 미역, 감귤, 콩, 유채꿀, 동백, 비자, 한란, 온천수 등 15개가 넘는 제주도의 원료를 사용한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이 가운데 ‘더그린티 씨드세럼’과 ‘화산송이 마스크’ 등 제주의 자연원료를 이용한 화장품이 100만 개 이상 판매됐다.
그러나 더페이스샵은 훨씬 적은 제품을 출시하는데 그치면서 뚜렷한 인기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더테라피’, ‘닥터벨머’ 등을 주요브랜드로 꼽고 있지만 판매량과 인지도 면에서 이니스프리의 인기제품에 훨씬 못 미친다.
두 회사가 판매하고 있는 대표 제품군도 홈페이지를 기준으로 이니스프리는 40개를 넘는 반면 더페이스샵은 12개로 차이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시장은 고객의 선호도가 역동적으로 변하는 만큼 끊임없는 신제품 출시를 통해 히트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경쟁력”며 “브랜드 노후화는 결국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기 쉽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