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와 임대료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회에서 롯데면세점을 겨냥한 공세의 수위가 높아지고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의혹을 놓고 조사에 들어가는 등 롯데면세점은 사면초가다.
▲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
15일 업계에 따르면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가 최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차원에서 인천공항과 임대료 문제를 검토해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는 12일 면세점 임대료 조정을 위한 2차협상까지 벌였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장 대표가 직접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는 뜻으로 보인다.
국회에서 인천공항공사의 손을 들어주는 발언이 나오는 점도 장 대표로서는 초조할 수밖에 없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자료를 통해 “롯데면세점의 임대료 인하주장은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며 “인천공항공사가 요구를 들어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임대료 인하협상이 결렬될 경우 아예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장 대표는 앞으로 대책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
롯데면세점은 공정위로부터 담합의혹도 받고 있다.
공정위는 롯데면세점 등이 할인품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담합을 통해 7억2700만 원의 이득을 올렸다고 보고 조사에 들어갔다.
롯데면세점이 3분기에 거뒀을 실적을 놓고 눈높이는 낮아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7월 말 국내 면세점시장에서 점유율 42.3%를 보였다. 지난해 말 점유율이 50%를 넘겼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졌다.
특히 롯데면세점 본점과 인천공항면세점은 7월 점유율이 각각 21.9%, 8.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8%포인트, 1.2%포인트씩 하락했다. 후발주자로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세계면세점에 점유율 일부를 내준 것으로 업계는 파악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은 다음주에 인천공항공사와 3차 협상을 앞두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협상을 벌이고 있는 만큼 협상의 윤곽이 곧 드러나면서 급한 불을 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이 검은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4분기부터 상황이 좋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10월 롯데면세점이 브랜드평판에서 1위를 보이며 5개월 연속 1위를 지켰다. 브랜드평판은 소비자들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구하는 것으로 매출과 직결돼왔던 만큼 롯데면세점의 실적전망이 여전히 밝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