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과감한 생산단축과 현대자동차와 차별화 등 사업구조를 대대적으로 재편해야할 때인 것으로 지적됐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12일 “기아차는 2018년에 3%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낼 것으로 예상되며 현대차도 급격하게 실적을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아차가 이런 상황에서 그룹의 재원분배를 기다린다면 장기적인 실적부진에 빠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연구개발, 디자인 등을 담당하는 총괄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동반 판매부진에 빠지면서 그룹 차원에서 기아차보다 현대차 살리기에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임 연구원은 “현대차의 영업이익률도 5~6%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기아차에게 분배될 재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아차 경영진의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아차는 과감한 생산단축과 현대차와 차별화 등 대대적인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임 연구원은 바라봤다.
기아차 8월 말 기준으로 미국에서 3.9개월, 전 세계에서 3개월 등 높은 재고수준을 보였다. 기아차가 실적악화의 주요원인으로 꼽히는 미국부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큰 폭으로 생산량을 줄여야 할 것으로 파악됐다.
기아차가 선보인 신차의 차급이 현대차와 겹치면서 신차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아차는 2017년 소형SUV 스토닉과 고성능 중형세단 스팅어를 출시했는데 스토닉과 스팅어는 각각 코나와 제네시스 등 현대차 신차와 차급이 겹쳤다.
임 연구원은 “글로벌 완성차산업은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으며 커넥티비티, 자율주행차, 차량공유, 전기차 등 혁신적인 변화도 동시에 진행 중”이라며 “근본적인 체질변화 없이 대응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기아차는 주요시장에서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데다 통상임금 판결로 대규모 충당금을 부담하게 되면서 3분기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기아차는 8월31일 통상임금 1심 판결에 따라 판결금액 4223억 원을 포함해 모두 1조 원 이상의 충당금을 3분기에 반영해야 한다.
기아차는 3분기 매출 13조1730억 원, 영업손실 3750억 원을 냈을 것으로 예상됐다. 2016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3.7% 늘지만 영업이익 5247억 원을 내던 데서 적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임 연구원은 “기아차가 2018년에도 실적악화를 겪을 수 있으며 향후 인도공장,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설 등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야 해 순차입금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