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오너 리스크로 진에어 상장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한진칼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진에어의 성공적 상장이 절실하다.
◆ 진에어, 오너리스크로 상장 지연되나
11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자택공사비 비리 의혹이 불거져 나와 상장 예비심사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심사에서 회사 최고경영자의 불법행위 여부를 들여다보도록 규정돼 있는데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가 조 회장의 경찰수사를 문제삼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예비심사의 실질적 심사기준으로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 회사의 임직원으로 근무하는 것이 충실한 업무집행과 공정한 감시를 저해하지 않을 것’을 꼽고 있다.
최악의 경우 진에어의 상장심사가 표류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왔다.
진에어의 상장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의 행보도 진에어 상장이 연기될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티웨이항공의 상장주관사 선정과정에 참여했다.
상장주관사는 내부정보를 제공하며 상장주관을 맡긴 계약사를 배려해 같은 업종의 기업의 경우 상장주관을 맡지 않는 것이 투자금융업계 불문율로 꼽힌다. 이 관례를 깨고 미래에셋대우가 티웨이항공 상장주관사 선정과정에 참여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대우가 진에어 상장 가능성의 불화실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상장시기가 겹치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의 상장시기가 겹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티웨이항공 상장주관 프리젠테이션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조 회장을 상대로 한 경찰수사가 진에어 상장예비심사에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조 회장이 진에어 대표이사를 맡고 있지 않은 만큼 최고경영자로서 진에어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끼칠 수는 없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상장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10월 말경 예비심사를 마쳐 11월 본심사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진칼, 진에어 상장 통해 재무구조 개선 절실
한진칼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진에어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증권업계는 바라본다.
신지윤 KTB증권 연구원은 진에어가 한진칼 상장 주관사 선정할 당시 “한진칼은 최대한 차환발행이나 만기연장을 추진해도 차입금과 회사채 상환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진에어 상장을 통해 대응하기로 했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한진칼은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차입금이 4062억 원에 이른다. 1년 이내 갚아야할 차입금은 2941억 원이며 올해 12월 회사채 600억 원도 만기가 돌아온다.
한진칼은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부채비율이 93.3%인데 1분기보다 4.2%포인트 나빠졌다.
한진칼 관계자는 “올해 만기인 한진칼 차입금은 수립한 계획에 발맞춰 상환을 진행하고 있고 만기를 연장했다”며 “따라서 현금흐름이나 유동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진칼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순손실 719억 원을 봤는데 지난해 2분기보다 적자폭이 늘어나 고심하고 있다.
11일 한진칼 주가는 전날보다 3.18% 내린 1만9800원에 장을 마쳤다.
한진칼 주가는 진에어 상장 소식이 알려졌던 3월부터 지속적으로 오르다가 오너 리스크가 불거져 나온 뒤 지속적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