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 인터넷TV회사들과 홈쇼핑회사들이 벌이는 송출수수료 협상이 새로운 방향을 찾게 될까?
최근 T커머스와 홈쇼핑회사들이 채널 쟁탈전을 벌이며 송출수수료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하면서 과도한 경쟁이 완화될지 주목된다..
▲ (왼쪽부터)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
9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유료방송사와 홈쇼핑사의 공정한 경쟁환경을 만들고자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그동안 홈쇼핑업계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송출수수료에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방송사업자와 홈쇼핑회사들은 그동안 개별적 협상을 통해 홈쇼핑 송출계약을 맺어왔다.
업계의 관계자는 “홈쇼핑회사들은 개별적으로 각각의 방송사업자와 협상을 맺어온 만큼 명확한 기준이나 근거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도 회사의 송출수수료 비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가이드라인에 협상의 원칙, 절차, 정당한 사유 없는 부당행위, 송출수수료 산정 시 고려요소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성실하게 협의하도록 의무룰 부여하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원칙을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상당한 간격을 두고 3차례 이상 협의를 요청에 응하지 않는 것, 다른 홈쇼핑사업자나 유료방송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한 조건을 강요하거나 협의를 제한하는 것 등을 정당한 사유가 없는 행위로 규정했다.
이번 과기정통부의 가이드라인 지정으로 명확한 근거없이 홈쇼핑회사에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T커머스와 홈쇼핑이 채널확보 경쟁을 벌이면서 송출수수료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말이 업계에서 나왔다.
현재 T커머스와 홈쇼핑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는 모두 17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K쇼핑, 신세계티비쇼핑, W쇼핑,쇼핑&T, B쇼핑 등은 T커머스 전문회사다.
T커머스회사들은 그동안 20번 이후의 번호인 B급 채널에 주로 머물러 있었는데 T커머스의 높은 성장세에 맞춰 채널을 앞당긴기면서 경쟁이 심화했다. 방송채널의 특성상 한 회사가 앞쪽 번호를 차지하면 다른 회사는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는 구조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T커머스와 홈쇼핑회사의 채널경쟁으로 유료방송사업자들만 덕을 보고 있다"며 "과기정통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 적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올해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 3곳의 송출수수료 수입은 5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들은 T커머스와 홈쇼핑사업자에 큰 폭의 송출수수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T커머스가 2016년 유료방송에 지급한 송출수수료는 500억 원 수준이었다. 업계는 올해 인터넷티비회사에 지불하는 금액이 크게 늘면서 800억~900억 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과기정통부가 가이드라인을 만들면서 송출수수료의 산정근거도 마련한 만큼 송출수수료 협상의 행방이 바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송출수수료를 산정할 때 홈쇼핑방송사업자 또는 유료방송사업자의 수익구조, 송출수수료 수수에 따른 방송사업 매출의 증감 등을 감안하도록 했다.
과기정통부는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홈쇼핑 재승인 및 유료방송 재허가 심사에 반영할 방침”이라며 “가이드라인은 내년 1월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