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17-10-02 15:44:22
확대축소
공유하기
한국은행이 중앙은행의 가상화폐 발행과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관련 최근 논의 동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법률적 이슈와 해킹문제 등이 있는 만큼 중앙은행이 가상화폐를 발행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파악했다.
▲ 비트코인 모형 주화. <뉴시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2008년 처음 등장했는데 올해 상위 4개 가상화폐의 시가총액이 1127억 달러에 이를 만큼 빠르게 확산됐다.
한국은행은 “여러 나라에서 금융 및 지급결제 인프라와 관련해 안전성, 효율성 등에 관심을 두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 발행과 관련된 연구 및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은행도 비슷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과 스웨덴, 캐나다, 유럽연합,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 각국들은 2016년부터 지급결제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보는 실험을 하고 있다. 가상화폐는 거래내역을 덩어리(블록)로 나누어 보관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진다.
다만 한국은행은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를 발행할 경우 모든 국민이 중앙은행과 직접 거래를 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은 설립취지에 맞게 법률상 일반 경제주체와 직접 예금거래를 할 수 없는 만큼 디지털화폐를 직접 발행할 경우 법률적 이슈가 제기될 것으로 한국은행은 예상했다.
또 해킹문제도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 발행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은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가 모든 거래에서 자유롭게 이용되려면 그에 대응해 중앙은행이 운영하는 결제시스템도 24시간 가동돼야한다”며 “이는 기술적으로 어려울 뿐만 아니라 중앙은행이 전 세계 해커들의 집중 공격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이런 점을 감안해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더라도 일상생활이 아닌 은행간 거래 또는 중앙은행간 거래에 특화된 지급수단으로 활용될 것으로 바라봤다.
한국은행은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가 조만간 발행될 가능성이 낮지만 발행되더라도 도매시장에서 주로 활용될 것“이라며 ”다만 도매시장에서도 거래량이 크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 발행이 금융 인프라의 구조변화 등 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