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2017-10-02 12: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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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시네마가 올해 롯데쇼핑에서 분사해 독립하기로 하면서 더 적극적으로 시장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늦어도 올해 안에 롯데시네마를 별도법인으로 분할한다. 애초 9월1일 분할을 예정했지만 자본금 납입이 지연돼 일정이 미뤄졌다. 사업분리를 위한 현물출자금액 인가신청에 법원이 불인가 결정을 내린 탓이다.
▲ 차원천 롯데시네마 대표.
롯데시네마는 성장을 위해 홀로서기가 절실하다.
롯데쇼핑은 현재 백화점과 마트, 슈퍼, 헬스앤뷰티숍 등 유통사업부문 4개과 서비스사업부인 롯데시네마로 구성됐다.
이런 구조 때문에 롯데시네마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주력사업에 치여 의사결정이 더디고 경영전략을 주도적으로 짜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독립하면 기존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시장을 확대하는데 탄력이 붙을 수 있다.
롯데시네마는 극장업계 2위지만 1위 CJCGV와 격차가 벌어져 있다. CJCGV를 후발주자로서 부지런히 뒤쫓고 있지만 점유율이 수년째 30% 수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롯데시네마 시장점유율은 30.1%다. 1위 CJCGV는 49.7%, 3위 메가박스는 17.3%를 보였다.
CJCGV가 일찌감치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 국내사업의 적자를 해외사업에서 만회하고 있는 것과 달리 롯데시네마는 해외에서 별다른 성과도 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영화 관객수는 성장세가 한계에 부딪혔다. 2012년 1억1400만 명이었는데 지난해 1억1600만 명으로 고작 200만 명이 늘었다.
해외로 눈을 돌릴 수 박에 없는 시장구조인 셈인데 롯데시네마는 CJCGV에 해외사업 성과가 한참 뒤쳐진다.
롯데시네마는 2008년 CJCGV보다 겨우 2년 늦게 해외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독립법인으로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했던 CJCGV와 달리 시장개척 속도가 더뎠다.
CJCGV가 1분기 기준 중국과 베트남, 터키 등 7개국에서 상영관 384곳을 보유한 반면 롯데시네마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41곳을 운영하고 있다.
3위 메가박스의 추격도 롯데시네마로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메가박스는 2015년 제이콘텐트리가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메가박스의 전체 상영관수는 97개로 인수 이전인 2015년 6월보다 42% 증가했다. 제이콘텐트리는 상반기 출점확대를 위해 자회사 한국멀티플렉스가 보유한 지분 가운데 20%를 매각해 1100억 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시네마는 그동안 롯데쇼핑 그늘에 있어 실적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는데 분사하면 성과에 부담감이 더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