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워치와 무선헤드셋 등 모바일 액세서리사업에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경쟁업체의 영향력이 이 분야까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최근 액세서리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해 스마트폰사업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는데 이런 노력을 실제 성과로 이어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LG전자 무선헤드셋 '톤플러스'(왼쪽)와 애플 '에어팟'. |
2일 시장조사기관 마켓인사이더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 세계 무선헤드셋시장은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11%의 성장률을 보이며 유선헤드셋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애플이 지난해 처음 선보인 고가 무선이어폰 ‘에어팟’이 20만 원대의 고가에도 품절사태를 겪는 등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며 전체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자전문매체 씨넷은 조사기관 NPD를 인용해 미국 무선이어폰시장에서 올해 판매된 제품 가운데 에어팟이 매출 기준으로 85%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에어팟이 완전히 자리를 잡을 경우 그동안 무선헤드셋 ‘톤플러스’ 시리즈의 꾸준한 흥행으로 글로벌시장 절대강자로 꼽히던 LG전자의 입지가 축소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에 따르면 톤플러스 시리즈는 지난해까지 세계 무선헤드셋시장 점유율 30% 안팎을 유지해왔고 미국에서는 점유율이 40%에 이를 정도로 강력한 경쟁력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런 성과를 낙관하기 어렵다. 아이폰 사용자를 중심으로 에어팟이 절대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다 삼성전자도 기능을 대폭 개선한 신제품을 계속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9월 초 공개한 무선이어폰 ‘아이콘X’ 신제품은 건강관리센서를 탑재해 사용자의 걸음수 등을 측정해 관리해주고 ‘빅스비’ 등 인공지능 음성서비스를 실행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시장에서 양강구도를 구축하며 절대적인 입지와 브랜드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무선헤드셋시장에 진출을 확대할 경우 단숨에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밖에 없다.
LG전자는 톤플러스 신제품의 음질개선에 주력하고 스피커 기능을 추가하는 등 성능에서 차별화요소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우위를 지킬 수 있을지는 낙관하기 어렵다.
한때 LG전자의 신사업으로 주목받았던 스마트워치사업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애플의 ‘애플워치’를 제외한 스마트워치의 인기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며 수요도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워치는 출시 전부터 전용앱 확보에 주력해 활용성을 높이는 데 힘쓴 애플의 노력으로 당당히 주력제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건강관리 등 소프트웨어 기능도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워치에 자체 운영체제 ‘타이젠’을 탑재해 인터페이스를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자체개발한 웨어러블 전용 반도체를 통해 성능개선에도 집중했다.
하지만 LG전자는 스마트워치 전용 콘텐츠를 모두 구글의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어 다른 제조사와 차별화요소를 만들기 어려운 점이 사업확대에 약점으로 꼽힌다.
LG전자가 과거 자체 스마트워치 운영체제를 개발해 적용하다 중단한 것이 결국 경쟁력 부족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애플, LG전자와 같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은 대체적으로 구매력이 높은 소비자들의 수요를 모바일 액세서리까지 끌어들여 시너지효과를 노릴 수 있다.
올해 2분기에 LG전자는 이런 시너지효과를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액세서리사업을 담당하던 CEO 직속조직을 스마트폰사업과 같이 MC사업본부에서 담당하도록 하는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과 액세서리사업을 연계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찾고 있다고 밝혔다. 협업체제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으면 점차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톤플러스 등 모바일 액세서리사업에서 LG전자는 매년 수백억 단위의 영업이익을 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적자폭 축소가 시급한 MC사업본부의 실적반등에 희망이 될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