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가상화폐거래소 ‘코빗’을 인수한 배경을 놓고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이 9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코빗을 인수하면서 넥슨이 가상화폐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넥슨은 26일 넥슨의 지주사인 NXC가 코빗 주식 12만5천 주를 912억5천만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NXC는 지분 취득 후 코빗 주식 13만6228주를 보유하게 돼 지분율이 65.19%가 됐다.
코빗은 2013년 7월 설립된 국내 최초 가상화폐거래소로서 현재 빗썸, 코인원과 함께 국내 3대 가상화폐거래소로 꼽힌다. 국내에서 가상화폐거래소가 인수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넥슨이 가상화폐거래소를 인수하자 넥슨이 가상화폐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예상이 업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넥슨은 일본과 중국, 미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 진출해 있는데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수용하게 될 경우 ‘글로벌 단일 결제수단’도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이른바 ‘넥슨 코인’ 서비스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순수한 사업다각화 차원으로 보기도 한다.
NXC는 그동안 비게임분야에도 투자를 꾸준히 해왔다.
2013년에는 100만 원대 명품유모차로 유명한 ‘스토케’와 온라인 레고 중개사이트 ‘브릭링크’를 인수했으며 2015년 소셜커머스인 위메프에 1천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빗은 현재 적자를 보고 있다. 코빗은 올해 상반기에 매출 7억3100만 원, 순손실 7억8천만 원을 냈다. 이 때문에 이번 인수가 수익을 내기 위한 투자로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넥슨은 가상화폐사업 진출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가상화폐의 ‘기술’에 주목했다고 강조한다.
넥슨 관계자는 “NXC는 그동안 유망한 디지털 아이디어나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투자해 왔다”며 “가상화폐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 기술이 차세대 기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에서 쓰이는 블록체인 기술은 가상화폐 거래에서 기록과 데이터를 특정한 서버가 아닌 이용자들에게 쪼개서 저장하는 기술로서 특정 서버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해킹의 위험이 없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넥슨이 블록체인 기술을 집중 연구해 게임머니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넥슨이 국가별 환전이라는 ‘장벽’을 뛰어넘는 결제시스템을 마련할 경우 글로벌시장에서 입지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