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바이오·제약

'삼성맨' 앞세워 경영복귀하는 조정호 전 메리츠 회장

이민재 기자 betterfree@businesspost.co.kr 2014-03-03 14:49:27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조정호 전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다. 과다보수 논란에 휩싸여 지난해 6월 물러난 지 9개월 만이다. 조 회장은 자신을 지원해 줄 든든한 '삼성맨'들과 함께 돌아온다. 실적개선에서 고액배당의 명분을 찾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맨' 앞세워 경영복귀하는 조정호 전 메리츠 회장  
▲ 조정호 메리츠종금증권 회장

◆ ‘고액 연봉’ 논란으로 사퇴...대신 배당 챙겨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달 28일 열린 이사회에서 조정호 전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을 사내이사로 새로 선임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조 전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이달 21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메리츠금융지주 관계자는 “회사의 최대주주인 조 전 회장이 등기이사를 다시 맡아 책임경영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복귀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회장은 지난해 6월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당시 메리츠금융지주 관계자는 조 전 회장의 사퇴에 대해 “경영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용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회장은 회장직을 내려놨지만 자회사인 메리츠종금증권의 미등기 상근 회장직은 유지했다.


하지만 사퇴시점이 문제가 됐다. 당시 조 전 회장은 과다보수 논란에 진땀을 빼고 있었다. 지난해 공개된 조 전 회장의 2012년 보수는 총 136억 원에 달했다. 조 전 회장은 자신이 회장으로 있던 메리츠금융지주에서 11억2900만 원을, 비상근 회장으로 있던 메리츠종금증권과 메리츠화재에서 각각 28억 원과 50억 원을 받았다. 이 밖에도 자신이 보유한 주식에 대한 배당금으로 47억 원을 받았다. 조 전 회장이 2012년 받은 연봉은 지주사가 거둔 당기순이익의 14%가 넘는 액수였다.


금융업계는 조 전 회장의 사퇴를 과다보수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봤다. 실제로 국정감사 출석이 확정되자 조 전 회장은 50억 원의 성과급을 포기하고 등기임원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조 전 회장은 올해부터 적용되는 자본시장법을 회피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면서 한 해 5억 원 이상을 받는 등기임원의 연봉을 공개토록 했다.


전문가들은 조 전 회장이 이번에 다시 사내이사로 선임됐지만 과거 논란을 의식해 과다한 보수는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조 전 회장은 자기 주식을 이용해 연봉만큼의 배당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달 6일 2013년에 대한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74.42%의 지분을 갖고 있는 조 전 회장은 약 75억 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회장은 한진그룹의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막내아들이다. 조 전 회장 위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 고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이 있다. 조 전 회장은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의 전신인 한진투자증권과 동양화재해상보험을 맡아왔다.


2000년 사명을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로 변경한 조 전 회장은 2005년 한진그룹에서 분가해 메리츠금융그룹을 출범시켰다. 한진에서 독립한 핵심이유는 장남 조양호 회장과 유산문제였다. 2002년 조중훈 회장이 타계하자 조 전 회장은 차남 조남호 회장과 함께 조양호 회장과 10년에 걸친 유산소송을 시작했다. 지난해 가까스로 소송이 끝났지만 재계는 또 다른 소송이 벌어질 수 있다며 주목하고 있다.


◆ 삼성출신 이사 선임. 실적 개선 통해 배당 늘릴 생각


조 전 회장이 이번에도 배당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지주사와 계열사들이 준수한 성과를 낸 덕분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우리파이낸셜 인수자금을 위한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경영여건이 좋은 상태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지난해 연 환산으로 당기순이익이 14.5% 증가해 불황 속에서도 선전했다. 메리츠화재 역시 지난해 135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2012년 동기와 비해 38.6%나 증가한 것이다.


이들 기업들은 올해도 좋은 실적을 거둬야 조 전 회장이 고액배당을 받은 명분이 선다. 조 전 회장이 ‘삼성맨’들을 사내이사로 임명한 것은 이를 고려한 측면이 크다. 올해도 이들을 통해 지난해 만큼이나 좋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사장 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조 전 회장과 함께 지주사의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다. 메리츠화재를 맡고 있는 남재호 사장과 강태구 전무도 메리츠화재의 사내이사로 임명된다. 사외이사인 정중영 위원은 이번에 재선임된다.


김용범 사장은 삼성투자신탁운영 채권운용본부장과 삼성증권 캐피털 마켓 본부장 및 채권사업부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1년 메리츠종금증권 최고재무관리자(CFO)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9월부터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겸직해왔다. 김 사장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중요시해 대부분의 보고를 이메일과 SNS를 통해 받았다. 이러한 조직문화 개편에 힘입어 메리츠종금증권 주가는 지난해 말 52주 신고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남재호 사장은 삼성화재의 전신인 안국화재해상보험에서 1983년부터 업무를 시작한 보험업계 전문가다. 이후 삼성화재 동대구지점장과 영업관리팀장, 마케팅팀장 등을 지냈다. 2007년 전무로 승진하면서 남 사장은 상품업무실장, 개인영업총괄, 상품마케팅실장 등을 맡았다. 남 사장은 2013년 12월6일 사장단 인사에서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된 뒤 올해는 지난해보다 공격적 목표를 세웠다. 윤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CEO가 교체된 올해는 전년보다 개선된 실적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 사장과 함께 메리츠화재의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 강태구 전무도 삼성출신 인사다. 강 전무는 삼성화재 경영관리팀과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전략지원팀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다.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재선임된 정중영 위원도 삼성화재 경영기획팀에 몸 담았던 인물이다. 현재는 한국리스크관리학회 기업경영리스크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신기사

뉴욕타임스 “미국 정부, 엔비디아·애플·구글 등에 인텔 이용 권고했지만 대부분 거절”
HD현대일렉트릭 3분기 영업익 1638억 원으로 91.8% 증가, 창사 처음 분기배당
TSMC 2나노 파운드리 수주도 선점, 고객사 물량 확보 경쟁에 투자 서두른다
IPTV업체 TV홈쇼핑서 받는 수수료 4년간 6340억 늘어, KT 증가율 가장 높아
키옥시아, SK하이닉스 공동개발 차세대 ‘M램 기반 SCM’ 12월 IEDM서 첫 공개
오픈AI 차세대 멀티모달 AI '오리온' 연내 출시, 챗GPT-4보다 연산능력 100배
현대모비스 3분기 영업익 9086억으로 31.6% 증가, 전동화 부품 등 고부가 판매 ..
'아이오닉5 N보다 더 작고 민첩해' 현대차, 차세대 롤링랩 차량 'RN24' 공개
테슬라 로보택시 '실체 없이 주주 설득' 평가 나와, 실현까지는 산 넘어 산
EU 집행위, 폴란드가 LG 브로츠와프 배터리 공장에 지급한 보조금 합법 판정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