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의 아들 김남호 동부금융연구소 상무가 그룹경영의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상무가 여비서 성추행 파문으로 물러난 김 전 회장을 대신해 앞으로 동부그룹 오너경영인으로서 이전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수 있다.
김 상무가 보유한 동부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면 제조부문의 지주회사 격인 동부 18.59%, 금융부문의 최대 계열사인 동부화재 9.01%다.
동부는 동부하이텍 지분 12.43%를 소유하고 있다. 동부화재는 동부생명 99.6%, 동부증권 19.92%의 지분을 들고 있다.
지분을 놓고 보면 김 상무가 동부그룹 경영권 승계를 사실상 마무리한 셈이다.
김준기 전 회장이 동부그룹 회장을 이근영 전 금융감독위원장에게 맡겼지만 김 상무가 경영일선에 나서는 데 보호막 노릇을 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부그룹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기로 했지만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김 상무의 존재감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김 상무의 경영권 승계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경기고등학교와 미국 웨스트민스터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글로벌 경영컨설팅회사 AT커니에서 일했다. 그 뒤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2009년 동부제철 차장으로 입사한 뒤 동부팜한농 부장을 거쳐 2015년 4월 동부금융연구소로 자리를 옮겼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을 중심으로 계열사 전문경영인의 자율경영을 강화하겠다”며 “김 상무는 회장 교체와 상관없이 앞으로도 동부금융연구소에서 현재 업무를 당분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