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택약정요금제 할인율이 상향조정되면서 이 요금제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LG전자가 공시지원금에 들어가는 마케팅비용을 절감해 스마트폰사업에서 적자폭을 일부 줄이는 데 보탬이 될 수도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15일부터 시작된 LG전자 ‘V30’ 사전예약 구매고객 가운데 약 90%가 넘는 소비자들이 선택약정요금제를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전예약자 10명 가운데 1명 꼴로 단말기 지원금 대신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했다는 뜻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존에는 선택약정요금제를 선택하는 비율이 70~80%였는데 이번 선택약정요금제 할인비율이 상향조정되면서 구매자 가운데 90%이상이 선택약정요금제를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택약정할인율이 기존 20%에서 25%로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공시지원금보다 선택약정을 선택할 때 더 저렴하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V30의 경우 선택약정의 요금할인액은 요금제에 따라 19만7천 원에서 66만 원에 이르러 공시지원금보다 2.3~2.9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지원금보다 선택약정요금제를 선택하는 추세가 계속 이어지면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적자폭 확대를 그나마 줄이는 효과를 쏠쏠하게 볼 수 있다.
공시지원금은 휴대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함께 부담하지만 선택약정할인은 이동통신사가 할인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공시지원금의 경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절반씩 부담하기 때문에 기기 1대당 부담하는 지원금을 10만 원씩만 잡아도 V30 판매량이 100만 대라고 가정할 경우 약 200억 원가량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까지 사전예약단계라서 정식 출시 후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LG전자는 2015년부터 스마트폰사업에서 적자를 내고 있는 만큼 비용부담을 줄여야 하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V30의 국내 정식출시를 앞두고 국민체험단 모집, 단독 체험존 운영, TV 및 영상광고 등 기존보다 마케팅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지원금에 사용되는 마케팅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끼는 것이 절실하다.
LG전자는 상반기 ‘G6’ 판매량이 시장기대치에 못 미친 데다 V30를 놓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만큼 3분기에 스마트폰사업에서 적자폭을 획기적으로 축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영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V30 출시에 따른 비용증가로 3분기 스마트폰사업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에서 2015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9분기 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G5’ 판매량부진 및 ‘V20’ 마케팅비용 증가로 스마트폰사업에서만 영업적자 1조2591억 원을 봤다. 2015년 2분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적자는 1조5113억 원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