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가 코스닥에 상장하고 이틀 만에 주가의 급등으로 고평가 논란을 잠재웠다.
김대일 펄어비스 이사회 의장은 수천억 원대 자산가가 됐는데 대학졸업장 없이 성공을 거뒀다는 면에서 ‘제2의 방준혁’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김대일 의장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펄어비스 지분은 39.04%로 가치는 5088억 원에 이른다.
김 의장의 자산은 펄어비스가 상장한지 하루 만에 수백억 원이 늘어났다.
펄어비스는 14일 코스닥에 상장했는데 공모가 10만3천 원을 놓고 고평가 논란이 일어나며 상장 첫날 9만89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주가는 다음날인 15일에 무려 9.2%나 상승한 10만8천 원에 장을 마쳤다. 펄어비스 주가가 상장 하루 만에 급등하자 고평가 논란도 잠잠해졌다.
펄어비스는 PC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을 개발한 회사인데 검은사막은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검은사막의 성공으로 펄어비스는 매출이 2015년 217억 원에서 지난해 622억 원으로 늘었으며 영업이익도 2015년 120억 원에서 지난해 455억 원으로 증가했다.
펄어비스는 김대일 의장이 2010년 설립했다.
김 의장은 전남 완도 출신으로 게임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개발자다.
학창시절 PC게임 ‘삼국지’에 푹 빠졌고 이를 계기로 게임개발을 진로로 선택했다. PC통신을 통해 게임개발동호회에서 활동했고 게임개발을 본격적으로 배우겠다는 생각에 한양대 컴퓨터공학과로 진학했다.
당시 가마소프트라는 회사에서 김 의장을 눈여겨봤고 김 의장은 대학 2학년 때 휴학하고 가마소프트에 입사했다. 이후 학교도 중퇴하며 게임개발에만 전념하는 삶을 살았다.
입사 몇 개월 만에 팀장 직함을 달고 3년 만에 게임총괄을 맡았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3D 다중접속여할수행게임(MMORPG)인 ‘릴 온라인’을 만들며 게임업계에서 주목받는 개발자가 됐다.
그 뒤 NHN으로 이직했고 PC온라인게임 ‘R2’와 ‘C9’을 개발했다. 특히 C9은 높은 완성도로 게임업계에서 극찬을 받았고 2009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올해의 개발자상’을 받았다.
2010년 NHN을 나와 펄어비스를 설립하며 독립했다. 김 의장은 “유행에 따르지 않고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흥행으로 자리를 잡자 지난해 8월 투자 전문가인 정경인 대표에 경영권을 넘기고 게임 개발에만 몰두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의 성공을 놓고 ‘제2의 방준혁’ 신화를 썼다는 말도 나온다.
학력 카르텔이 만연한 국내 게임업계에서 오로지 실력만으로 승부해 자수성가에 성공했다는 면에서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과 닮았다는 것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방준혁 의장과 김대일 의장이 각각 넷마블게임즈와 펄어비스 상장을 통해 부호반열에 오르면서 꿈을 꾸는 젊은이들이 게임업계를 더욱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