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게임회사인 블루홀이 PC게임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흥행 덕분에 장외시장에서 기업가치가 폭등하고 있다.
블루홀 창업자인 장병규 블루홀 이사회 의장이 직원들과 투자자들에게 성과를 나눠주기 위해 결국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블루홀, 배틀그라운드 흥행으로 기업가치 폭등
17일 장외주식거래사이트 38커뮤니케이션 등에 따르면 블루홀의 주식 1주 가격은 53만5천 원으로 블루홀 기업가치는 3조8천억 원에 이른다.
올해 초 블루홀의 기업가치는 2천억 원 수준에 불과했는데 9개월 만에 수십 배가 뛴 것이다.
블루홀 기업가치의 고공행진은 올해 3월 글로벌 게임유통 플랫폼 ‘스팀’을 통해 선보인 배틀그라운드 덕분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영화 ‘배틀로얄’, ‘헝거게임’처럼 고립된 지역에서 최대 100명이 생존을 걸고 싸우는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인데 한국게임 사상 유례가 없는 글로벌 흥행을 하고 있다.
블루홀은 배틀그라운드는 일종의 사전유료테스트인 ‘얼리억세스’로 출시했는데 9월1일에 판매량이 1천만 장을 넘어섰다. 최근 스팀에서 동시접속 이용자 수도 130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1위 기록을 갈아치웠다.
배틀그라운드는 북미와 유럽, 일본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국내 PC방 점유율에서도 가파르게 상승하며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오버워치와 2위 싸움을 하고 있다.
인기는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배틀그라운드는 최근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2017’ 대회에서 글로벌 e스포츠 종목으로 채택됐는데 인터넷방송 동시시청자수가 트위치는 53만 명, 중국 판다TV는 560만 명을 보였다.
블루홀은 카카오게임즈와 손잡고 올해 안으로 국내에서도 배틀그라운드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배틀그라운드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원 콘솔 게임으로도 출시된다.
배틀그라운드로 ‘대박’을 터트리자 투자자들은 블루홀 주식을 사려고 안달이 나있다.
최근 중국 텐센트는 블루홀 인수를 추진하다 실패하자 벤처캐피탈이 보유한 블루홀 지분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홀 지분을 가지고 있는 벤처캐피탈은 블루홀 가치가 급등하자 주식 매매를 철회하거나 매각규모를 줄이고 장기보유에 나섰다고 전해진다.
◆ 장병규, 블루홀 상장할까
블루홀 기업가치가 폭등하면서 블루홀의 상장 여부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블루홀의 최대주주는 장병규 블루홀 이사회 의장으로 지분 20.4%를 보유하고 있다. 김강석 블루홀 대표와 김정훈 블루홀피닉스 공동대표 등도 합쳐서 7%가량의 지분을 들고 있다.
벤처캐피탈들의 지분율은 15%가량이고 넵튠과 카카오도 2.4%가량의 지분이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각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주주들은 소액주주로 알려졌다.
장 의장이 블루홀의 직원들과 투자자들에게 보상을 해주기 위해 결국 블루홀을 상장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장 의장은 1997년 네오위즈를 공동창업한 ‘벤처창업 1세대’다.
2005년에는 인터넷 검색사이트 ‘첫눈’을 세워 2006년 350억 원에 매각했고 2007년 블루홀을 설립하면서 게임업계로 뛰어들었다. 블루홀은 2011년 PC온라인게임 ‘테라’를 내놓으며 세상에 이름을 널리 알렸다.
장 의장은 첫눈 매각대금 350억 원 가운데 105억 원을 당시 직원들에게 나눠준 일화로 유명하다. 장 의장은 회사를 운영하면서 영업이익이 나면 직원들에게 일부를 나눠주는 경영자로도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장 의장의 주변에는 늘 인재가 끊이지 않았다.
블루홀의 상장시기는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블루홀은 모바일게임 ‘테라M’을 개발했고 11월 넷마블게임즈를 통해 출시한다. 원작PC온라인게임인 테라는 전 세계 2500만 명이 즐겼던 유명 게임이기에 블루홀과 넷마블게임즈는 테라M의 흥행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테라M이 흥행몰이에 성공한다면 블루홀의 기업가치는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장 의장이 블루홀 상장에 서두를 이유가 없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블루홀이 내년에 상장한다면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에 견주는 시가총액을 보이며 국내게임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