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2017-09-07 15: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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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사드보복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차이치 베이징 당서기와 천민얼 충칭 당서기의 역할에 외국언론이 주목했다.
일본 경제매체 니케이아시안리뷰가 7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의 사드보복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베이징기차가 현대차와 협력하지 않는 것”이라며 “베이징기차가 중국의 주요 완성차회사인데도 불구하고 현대차가 사드보복을 겪는 데 방패막이 되어주지 못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 차이치 베이징 당서기(왼쪽)와 천민얼 충칭 당서기.
현대차와 베이징기차는 중국에서 5 대 5 합자회사인 베이징현대를 함께 운영하면서 현대차는 주로 생산판매를, 베이징기차는 재무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베이징기차가 베이징현대의 판매부진을 이유로 부품회사에 대금 지급을 미루자 부품회사가 납품을 거부하면서 베이징현대 공장이 멈추는 사태가 최근 잇달아 일어났다.
베이징기차는 자금 결재권을 쥐고 현지에서 부품조달을 늘리고 한국 부품회사의 단가를 낮춰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현대차는 한국 부품회사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을 우려해 베이징기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한 뒤 중국에서 반한감정이 일어 베이징현대는 판매감소를 겪었다. 베이징현대는 1~7월에 2016년 같은 기간보다 41% 줄어든 35만1천 대를 파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현대차와 베이징기차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한 중국 완성차회사 임원은 이 매체에 “중국이 한국을 흔들고 있는 것”이라며 “중국은 한반도의 사드배치에 분노해 현대차를 공격하고 한국의 반응을 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기차는 베이징 당국의 관리 아래 있으면서 차이치 베이징 당서기가 베이징기차 경영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차이치 당서기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저장성 당서기로 있을 때 함께 일한 인물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측근으로 꼽힌다. 차이치 당서기와 주변 인물들이 베이징현대 공장 가동중단의 배후에 있었던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하지만 이 매체는 천민얼 충칭 당서기가 7월 베이징현대의 충칭공장 생산기념식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별도의 면담시간을 마련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말을 전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는 점을 들어 중국이 사드문제로 한국에 보이고 있는 반감이 영토분쟁으로 일본에 드러낸 분노와 차이가 있다고 파악했다.
중국과 일본은 2012년 다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를 놓고 영토분쟁을 벌이면서 주요 일본 완성차회사는 중국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일어 큰 타격을 입었다.
천민얼 당서기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측근이자 ‘포스트 시진핑’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 매체는 “베이징현대는 7월에 판매감소폭이 줄어든 모습을 보였는데 4개월 만에 처음으로 5만 대 이상을 팔았다”며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일했던 천민얼 서기의 말이 도움이 됐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