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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신문 리베라시옹 사옥을 레스토랑으로 개조

박은영 기자 dreamworker@businesspost.co.kr 2014-02-28 15: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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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이여, 말하라! 그리고 그 말을 소유하라!” 프랑스 3대 일간지 가운데 하나인 리베라시옹이 흔들리고 있다. 파리 중심부에 있는 사옥을 레스토랑 술집 등으로 꾸미고 신문사는 파리 외곽으로 규모를 줄여 옮기는 방안이 주주들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종이 신문’이 처한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프랑스신문 리베라시옹 사옥을 레스토랑으로 개조  
▲ 1973년 창간된 '리베라시옹'은 프랑스의 68혁명 최전방을 함께했다.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와 마오주의자 베르니에(Jean-Claude Vernier), 세르쥬 쥘리(Serge July) 등 5명이 합심해서 만들었다.

리베라시옹의 주주들은 적자난을 타개하고자 리베라시옹 사옥을 레스토랑, 술집, 문화 공간 등의 상업시설로 개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신문의 창간 발행인이었던 장 폴 샤르트르가 자주 갔던 카페를 본 떠 상업시설 등으로 꾸미려고 하는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기자들은 “우리는 신문사”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주주들은 “이 프로젝트가 추진되지 않으면 리베라시옹의 미래는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것은 ‘돈’ 때문이다. 리베라시옹의 지난해 적자 규모는 100만 유로(약 14억5000만원) 이상이다. 지난해 판매부수도 15%나 떨어졌다. 최근까지 주주와 경영진은 ‘급여 10% 삭감’ 등의 자구책을 논의했으나 결론이 나지 않았다.

프랑스 신문들의 재정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종이신문 독자의 감소, 광고수익 하락 등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르몽드는 2010년 부채가 1억5000만 유로에 달해 파산 위기에 몰렸으나 재력가들의 투자로 다시 살아났다.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의 동업자이자 동성 연인이었던 문화 사업가 피에르 베르제, 90년대 성인채팅방으로 떼돈을 벌고 지금은 인터넷통신회사 등을 운영하고 있는 자비에 니엘, 라자르 투자은행장인 마티외 피가스 등 3명이 1억1천만 유로를 투자했다.

르몽드는 기사회생 했지만 다른 신문사는 추락의 길을 걸었다. 2012년 일간지 <프랑스 수아르>가 인터넷 언론으로 전환했고 경제일간지 <트리뷴(Tribune)>도 주간지 및 인터넷 신문으로 방향을 바꿨다. 프랑스 통계에 따르면 인쇄물 발행부수 집계를 시작한 1945년 26개에 달하던 일간지의 수는 2012년 8개만 남았다.

리베라시옹은 정체성의 문제도 거론된다. 프랑스어로 리베라시옹(libération)은 ‘자유’ ‘해방’이라는 뜻이다. 리베라시옹은 1972년 장 폴 샤르트르 등에 의해 창간됐다. 르몽드 등에 비하면 비교적 신생매체인데 선명한 좌파노선으로 독자들을 끌어 모아 프랑스 3대 일간지가 됐다.
 
흔히 프랑스에서 3대 일간지로는 르몽드, 피가로, 리베라시옹을 꼽는다. 르몽드는 중도좌파, 피가로는 우파, 리베라시옹은 좌파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리베라시옹은 1981년 경영난을 겪고 새로운 주주가 들어서면서 그 색깔을 잃었다. 좌파 일간지로서 선명성을 상실하고 ‘자유주의적’ 성향으로 변했다, ‘부르주아를 위한 일간지’로 바뀌었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이 대거 이탈했고 경영난은 가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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